느릿느릿 아침을 먹고 늑장을 부리다가
우체국에 들러 소포값을 알아봤다-28일 걸리는 이코노미 버전이 칠레의 반 값.
4킬로그램에 200 헤아이스.
보통의 관광버전이 아니라는 워킹투어.
많이 걷는 건 아니었지만
살바도르의 뒤통수를 주로 찾아다닌다.
칠레에서 부터 들었던 외국 자본의 부동산 독점이나
여기서 토산품 처럼 파는 물건들이 다 이 동네 출신이 아니라는 건 살바도르도 마찬가지였고
누구나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하지마, 가지마 등등의 주의가
근거 없진 않아도 좀 과하다는 건 리오와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직접, 혹은 지인이 겪은 인종차별의 경험은 정말 심하다 싶었다.
심지어 엘리베이터를 세울 때 노예들은 엘리베이터를 이용 못 한 것 뿐 아니라
엘리베이터 보다 빨리 뛰어서 윗동네에 도착해야했다는
믿기지 않는 얘기도 있었고.
지나고 보면 이런 워킹투어
-정보 보다는 독특한 시각에 기댄-의 상품화라는 게 좀 반감이 들 수도 있지만
좀 다른 유형의 가이드였던 건 사실.
이름은 프리워킹 투어지만 친절하게 최소 금액의 가이드라인까지 적혀있다^^
어제의 흥분은 어디로 갔는지
오늘도 이곳 한 구석에 남아 울리는 건
어제와 다름 없는 흥인데
오늘은 뒤를 따르는 무리 보다
같은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경찰들에
더 공감이 된다, 어찌나 간사한 지.
그렇게 헤매다 찾은
천둥속의 오아시스랄까.
차분한 바닷바람 같은 기타음악을 듣고 있다.
오늘 워킹투어에서 들었던 얘기들로
조금 가라앉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나는 매일매일 삼바물결에 끼어들 수 있는 체력은 아닌 것이다--;;
또 다시 느낄 수 밖에 없는
대단한 브라질 사람들!
어디선가 누군가는 흥을 즐기는 이 도시에서
그 한 복판이
그나마 제일 조용한 건 신기한 일이다.
물론 이 시간에도 사람들은 저녁을 먹고
술을 마시고
얘기하고
걷고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그 분주함이
머리속에서 회오리가 칠 정도는 아니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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