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 까마였지만 꽤 편한 좌석이었다.
저녁도 나름 구색갖춰 주는 것 같아 좋았는데
아침 줄때를 내내 기다리다 영 소식이 없어서
이과수 마을에서 179 킬로미터 떨어진 정류장에서
먹을 것 사려고 내렸다가
버.려.졌.다.
하긴 어딘가 서고 떠날 때 확인 한 번 안하고 휙휙 가버리더만
결국 내게 이런 일이....
그래도 다행이 터미널 사무실이 문 연 시간이라
직원들이 있었고
버벅버벅 대충 상황 전달이 되어
직원이 버스를 다시 불러줬다--;
운전기사 아저씨와 뭔가 격렬한 통화를 하던데
이런 건 알아듣고 싶기도 하고 모르는 게 약인 것 같기도 하고..
암튼 돌아온 버스를 타는데
운전기사가 아저씨가 째려봤다.
헐...나도 잘한 건 아니지만 확인 한 번 안한 아저씨도-라고
속으로만 억울해하며 미안하다고 말하는데
다른 아저씨 한 명이
운전기사 아저씨에게 내 대신 버럭 한판 시전, 올레!
그러고 나서 어디갔었냐길래 먹을 것 사러 갔다니까
차 안에 남아있던 어제 저녁 거리 하나와 음료수까지 챙겨주고는 총총 사라지심.
이후부터 버스 아저씨는 떠나기 전에 승객을 확인했다.
나탈레스에서 칼라파테 가는 버스에서
젠틀하게 승객 하나하나를 챙기던 차장 아저씨의 듬직한 모습이 떠오른다...
3시쯤 도착한 숙소는 무려 수영장이 있는 호스텔.
물 더럽다더니 뭐 그냥저냥 괜찮아서 진짜 오랜만에 수영을 했다.
수영장 앞에선 청춘들의 여름한마당이 펼쳐지는 가운데
오랜 만에 쭈구리로 돌아와 열심히 수영만^^
바뀐 일정을 정리했을 뿐인데 벌써 한 밤중.
아르헨티나의 시계만 이렇게 빨리 가는 것일까....
그러나 이곳은 모기 천국.
홈매트의 파워를 믿어본다.
오는 길에 버스가 엘도라도 라는 동네에 섰었다.
이름만으로 궁금해지는 동네.
하루 안에 다녀오긴 좀 먼거린데
어떤 곳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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