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71 걷기 역사 투어 Free Walking Tour

     3월 광장에서 보는 에비타의 발코니...가 잘 안보인다^^

오전에 열심히 여행 계획을 세우고 나서 이제 계획 좀 있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다.
원한다면 가고 싶은 곳을 얼추 다 가볼 수는 있을 것도 같다.

오늘의 걷는 관광은 역사 주제로 
Avenue de Mayo를 따라 국회에서 시작해서 로뎅의 생각하는 사람 조각상, 정부 청사, 
이탈리아 출신의 거부가 단테의 신곡을 테마로 지었다는 건물, 
금융가인 플로리다 거리, 
3월 광장을 거쳐 대통령이 헬기를 타고 출근한다는 핑크하우스에서 마무리.
대통령이 바뀐 후에도 아직 거리의 환전상들이 있긴 하지만  환율차이는 크지 않다.
그 많은 암달러들이 다들 집에 쟁여놓으려고 사는 줄 알았는데
아르헨티나에서는 부동산 거래가 달러로만 가능하다고 하니 
좋아서 하는 것만은 아니구나 이해가 됐다. 
주권국가에서 남의 나라 통화에 의존하다니 정말 비극이다. 
이 엄청난 물가를 겪는 여행객들도 힘들고 ㅠㅠ 

산 마르틴은 아르헨티나에서는 이순신 장군 처럼 존경받는 군인인데 
사람을 함부로 죽이지 않았고 
아르헨티나 뿐 아니라 볼리비아, 칠레, 페루, 에콰도르를 위해서도 싸운
남미 영웅으로 3월광장에 있는 성당, 꺼지지 않는 불꽃이 타고 있는 안쪽에 묻혀있다. 
이 얘기를 듣고 보니 체 게바라가 아르헨티나를 위해 한 일이 없고 사람을 너무 많이 죽여서 
인기 없다는 게 이해는 되지만  
사실 체 게바라도 산 마르틴에기서 영감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지금까지 갔던 모든 도시에 산 마르틴 거리가 있었는데 
거의 모든 도시에 다 있고 게다가 어디서나 중심가라는데 
이 동네 영웅을 대접하는 방식이 굳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원주민들을 학살한 정복자들의 
독립 전쟁의 영웅이기도 하니......

마돈나가 에비타를 찍을 때 우리나라로 치면 청와대 촬영을 허가하긴 했지만
유일하게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는 곳이 에비타의 발코니인데
에바 페론이 감동적인 연설을 한 곳이라
아주 중요한 인물의 연설만 허락된다고 한다. 
지난 월드컵에서 우승 컵을 든 메시가 그 발코니에 서기를 많은 사람들이 기다렸다고.
에바 페론이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정치적으로 좋은 일을 많이 했기 때문이지만
6년 이라는 짧은 시간이 더 많은 아쉬움을 남겼을지도 모르겠다.
궁금해서 찾아보다 발견하게 된 건
에바 페론은 후안 페론의 두번째 부인으로 영부인이 되었고
후안 페론의 세번째 부인은 부통령을 하다가
아르헨티나에서 대통령이 된 최초의 여성으로 기록을 남겼지만
실정으로 2년인가 3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다.  
제발 누구 부인 누구 딸 누구 가족 이런 것 좀 하지 말자... 

즐겁게 일하는 가이드가 성실해서 두 시간 반이 금방 지나갔고
인사 끝에 밥벌이로 하는 일이니 넉넉하게 주면 감사하겠다고 말하는 게 
오히려 당당해 보였다.
사실 어제의 가이드비가 좀 아까워서 오늘은 작은 지폐를 구해서 주려고 했었지만
결국 실패하는 바람에 미리 아까워하고 있었는데 
다행이 오늘 가이드는 별로 아깝지 않았다^^
아무래도 아르헨티나 경제 얘기를 하며 
100페소 짜리를 들어 여러 번 6.5불 남짓이라고 얘기한 것에 세뇌당한 듯^^

프란시스 교황의 단골이었다는 이발소에는
단골 이발사가 보내는 축하와 감사의 메시지가 장식되어 있었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전부 다 프란시스 교황이 탄생하던 순간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는지를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한다. 
마침 독일부부가 있어서 물어보니 
독일에서 교황이 나왔을 때 자기들도 엄청 감격했다고 했다. 
-내가 그 교황을 좋아하지 않았던 건 얘기 안했다^^ 

    흔한 원조 교실 중 하나-월요일인데 세 시까지^^

저녁엔 Tango 공개 레슨과 춤마당이 이어지는 곳에 구경갔다.
웹사이트에선 둘이 100페소라고 해서 방 친구랑 갔는데 
1인당 90페소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춤 구경하면서 맥주 마시고 다 좋았지만 
얘기하다 어디서 삐끗했는지 
돌아올 땐 어딘가 엄청 불편.

부에노스 아이레스.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스스로를 유럽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도도하다고, 인종차별도 할 거라는 얘기를 꽤 들었다. 
파타고니아에서 먼저 시작해선지 그 비슷한 기분 나쁜 경험은 거의 없어서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그러려나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무뚝뚝함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올라! 한 방이면 미소 완성!  
볼 것 많고 바쁘게 시간이 가는 곳이고 편하기도 한 곳이지만 
문제는 경제^^
입소문 난 모든 것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있는 것이야 말로 
너무나 여행객을 환영 안 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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