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비데오에서 네시간 반 정도 버스를 타고 다시 삼십 분 정도 뚜껑없는 승합트럭으로 도착한 곳.
전기가 없다고 해서 한적한 시골마을을 예상했는데
이곳은 두 달 전에 예약을 하는 게 상식으로 여겨지는
연말연시 우루과이 최고의 관광지^^
12월 31일의 파티가 연휴동안 계속되는 곳이었다.
게다가 이 조그만 마을의 술집에서 직접 담근 ^^ 색다른 맥주까지 팔고 있다.
이곳의 특성 때문인지 만나는 사람들마다 재미있다.
몬테비데오행 버스에서 만난 오스트리아 교환학생과 동행.
페루에서 6개월 연마했다는 스페인어 실력이 유창하다.
전기가 없으니 은하수와 별들은 당연히 기대했던 것이지만
빛을 내는 파도
해돋이와 석양이 있고
늦은 밤 자발적인 뮤지션들의 출몰로
지구 위의 단 하나 뿐인 마을 같은 느낌은
특별히 오랜 만이다.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는 즉석 가수와
이따금 따라부르는 관객들을 보면
갑자기 이런 곳에서 김광석 노래를 듣는 감흥이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아마도 인도의 고아가 70년 대에 이렇지 않았을까 싶다.
버스 시간만 보고 대책 없이 찾아오는 바람에
숙소를 구하지 못해서 숙소 마당에 걸린 해먹이나마 힘들게 구했는데
두꺼운 옷을 주섬주섬 입고 견딜만한 날씨라서
오히려 늦게까지 별구경하며 자는 게 기대될 정도였지만
결국 추워서 남의 침대에서 그냥 잤다는^^
다행이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냥 자버리기엔 밤이 너무 아까워서
바닷가에 나가 몇 시간을 놀았다.
노란 달빛도 예쁜데
별들은 빛나고
발끝에서 빛나는 모래도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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