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8 걸어서 택시타고 비행기 타고 배타고


콩팥구이 

어제 택시 아저씨가 알려준 버스 번호는 공항에서 가까운 플로티어 행 버스들이었다.
Koko버스도 드디어 발견했고 공항 가는 버스가 맞았다.
오늘도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지만 결국 택시를 탔고, 
비행기 문을 닫고 들어왔다--;;
항공사 직원들의 눈총을 받으며 배낭 메고 활주로를 걸어보는 기분-힘들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국내선 공항은 시내에서 가까운 편이라지만
공항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길래 어제 검색한대로 버스를 탔지만
-또 다시 귀여운 커플이 차비를 내줌--;;
그 사이 노선이 바뀌었는지 터미널 가는 버스가 아니라고 해서 중간에 내렸다.
잠시 시내 구경을 하는데 
말로만 듣던 깜비오-를 처음 봤다.
하지만 매일 환율이 바뀐다고 하도 소문 듣던 것에 비해서는 낮은 13.6.
그러고보니 나는 아르헨티나에서 처음부터 계속 안정적인 환율인 14로 환전하고 있네 ㅋㅋ
게다가 환전소 한 분이 무게대로 계산하는 근처 중국뷔페식당을 알려줬는데
놀랍게도 45페소에 도시락 가득 밥과 반찬을 먹을 수 있었다.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원한다는 시위를 하고 있는 사이를 지나
SuBe 카드 사기에 실패한 후 두번째 버스를 타고
-또 다시 쿨한 처자가 차비를 내줌--;;
1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서 내려 콜로니아 익스프레스 선착장에 내렸다.
여기는 정말 아무 것도 없다.
번듯한 건물에 의자만 잔뜩있고 자판기 하나 달랑.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올 필요가 절대 없는 곳.
배는 쾌적하고 모든 것은 아르헨티나, 우르과이, 미국 돈으로 계산할 수 있고
면세점이 있긴한데 싼지 모르겠다.
돌아갈 땐 미리 도시락 지참하고 타야겠다고 결심했다.
반대편으로 가는 페리를 보니 검은 연기가 자욱한게 참 아름답지 않은 뒷모습...
콜로니아에 거의 다 도착했을때 노을이 지기 시작했다. 
서쪽 바다를 실감하며 이번 여행 처음으로 노을을 즐겼다.
인도에서 가는 동네마다 하루 일과의 마무리 처럼 선셋포인트를  찾아다녔는데
이렇게 해가 늦게 지는 대륙에서는 해지는 걸 보는 게 특별한 일이 되는구나.... 

정작 홍해는 예쁜 파란색인데
진짜 붉은 바다는 우르과이에 있었다.
진흙바닥 때문인지 바닷물이 갈색이다.
한창 공사 중인 곳들이 많은 걸 보면 그것 때문인지도...
아무튼 처음 보는 물색이긴 한데 별로 이쁘지는 않았다.    

근처 식당에서 콩팥구이와 곱창을 발견하고 흥분해서 시켜먹다가
안 먹는 부분을 옆에 있던 개에게 줬더니
동네 개들이 다 찾아와서 애교를--;;
결국 식당 직원이 쫓아줬다.
안먹는 건 개에게 줘도 된다는 걸 확인하고 줬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다 먹고 나서 주라고 
직원은 분명 정교한 바디랭귀지를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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