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버스 내려준데서 길만 건너면 캠핑장이었는데 그걸 떠나는 오늘에야 알았다.
간밤에 비로 물이 불어서 나름 고민하며 건넜던 시냇물길을 건너고 보니
남들은 그 옆으로 난 반듯한 마른 길로 가더라는...
거꾸로 올때는 보이지 않는 각도였으니 할 수 없지, 뭐.
삽질은 역시 가지가지 해야 제 맛--;;
날씨가 꾸물꾸물해서 일찍 짐을 쌌다.
어제 텐트 폴 빌려준 아저씨 이름도 안물어봐서 결국 다른 스탭에게 전해주고,
입구까지 첫 셔틀버스를 탔는데 푸에르토 나탈레스 가는 첫차는 2시 반.
5시간 가까이 시간이 남길래 네시간 짜리 코스에 도전했는데,
내 취향과 능력에 꼭 맞는 완벽한 코스였다.
게다가 벽화까지 볼 수 있다니.
하지만 오늘의 바람은 지금까지와 달랐다. 빙하바람이 쌩쌩.
거기다 내려오는 길에 군데 군데 비까지.
신기하게 비도 바람에 밀려 뒤에서만 몰아쳐서 뒤만 다 젖었다, 앞은 말짱한데.
그 찬 바람에도 비가 안 오는 델 지날 때면 젖은 옷들이 마르더라는.
바람이 수분을 얼마나 쪽쪽 빨아먹는 지 실감난다.
텐트폴 두 개를 잃어버리고 나서 걱정했던 변상은 5000페소로 마무리됐다.
늦게 돌아왔더니 모두들 잠든 후-오늘은 늦게 온 손님이 없었나보네.
좀 아쉽지만 아침에 만나요. 익숙해지면서 기대하고 혼자 좀 서운해지고
-내 인간관계 실패의 패턴. 달라지질 않네.
그래서 멀리 있을 때 더 쿨하고 괜찮은 관계가 유지되나 보다-고 생각할 무렵
마리아와 프란시스코가 올라왔다.
맘에 들던 노래 제목도 알고 원어민의 발음으로 단어를 몇 개 주워 듣고
일주일 간 일정까지 보고하고 나니 이제야 하루가 마무리 된 느낌^^
다들 멋지다는 칼라파테를 기대하며 내일 다시 아르헨티나로 출발이다.
이 좋은 숙소에서 늘 잠을 조금 잔다는 게 좀 아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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