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의 계획: 푸에르토 몬트까지 비행기표 구입
->계획 변경
어젯 밤 쿠에보 데 로스 마네스의 멋진 사진을 보고 목적지가 바뀌뀜: 애초에 화요일에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돌아올 계획을 세운 건 나비맥 페리 여행 때문이었지만.
페리 이동은 날씨에 따라 호불호가 워낙 갈렸고 크루즈에 육박하는 3박 4일 550불 이라는 비용에도 불구하고 화물선에 꾸며진 선실이라는 불만도 꽤 되었다는 것이 포기의 이유지만 진작에 결정을 못하고 망설인 나의 변덕.
차선은 푼타 아레나스로 다시 가서 비행기를 타는 것이었지만 손바닥 벽화가 아른거려서 결국 다시 엘 칼라파테를 거쳐 엘찰텐에서 페리토 모레노 행 버스를 타기로 결심.
숙소로 돌아오는 내 손에는 엘 칼라파테 행 버스표 달랑 한 장...
원래의 계획: 겨울 짐을 부친다
->포기
이제 이 날씨에 적응도 했고, 페루에서도 침낭은 필요 없다기에 겨울짐을 부치러 우체국에 간 게 1시 5분. 3시까지 휴업이라 3시 이후에 다시 가서 한 40분 기다렸다-콜롬비아 수퍼에서 손님 두 명인데 15분을 기다렸다는 사람들의 얘기가 막 떠오름. 결국 옆 자리로 인계되었는데 직원 둘이서 내 짐을 보더니 바로 상자에 포장을 시작해 버림-굉장히 상냥하고 엉성하게 포장을 해서 차라리 내가 하고 싶었지만 너무 열심이어서 그냥 가식적인 미소를 띠고 바라만 봄...한국을 K로 입력하고는 나라가 없다고 어리둥절해하는 직원에게 C로 시작하는 스페인어 사전 철자까지 갈쳐줬으나 했지만 4킬로에 한국 돈 8만원에 육박하는 우편요금을 보고는 바로 포기. 씁쓸해하는 내게 직원은 다시 상냥하게 상자값 910페소를 청구-어차피 우체국에 두고 와야하는데 그냥 다시 써도 될 걸 진짜 나를 너무 슬프게 한다....
원래의 계획: 해변 공원 산책
->맘에 드는 도시에서의 마지막 날을 기리며 유유자적 걷고 싶었지만 부치지 못한 4킬로의 짐을 질질 끌고 불쌍하게 다님.
원래의 계획: 살사클럽 탐방
일단은 월요일에 늦게까지 하는 곳이 없다 하고 약속했던 친구가 오후근무가 생긴 바람에 취소. 하지만 오늘은 나도 한 일없이 피곤해서 오히려 잘된 일이다.
원래의 계획: 어제 산 컵라면 먹어 치우기
->점심때 남긴 고기 먹느라 내일 아침으로 연기.
딱 한블럭 차이인데 엘보테는 사람이 드글드글, 난두는 널럴했다. 심지어 가격도 더 저렴한데 둘이 먹을만한 양이 나와서 남은 걸 포장해 저녁 맥주 안주로 먹었다.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걸. 트립 어드바이저 좋긴 하지만 역시 동네 사람들에게 두루두루 물어보고 여러 군데 가봐야겠다.
저녁에 다시 자전거타기에 나섰는데 멀쩡한 것 같았지만
맥주 두병의 위력으로 100미터를 가다가 두 번을 넘어졌다.
그 꼴을 보고는 안되겠다며 페르난다의 집으로 나를 몰고 가신 마리아 언니께 정말 죄송.
안 따라나섰으면 혼자 잘 타고 들어왔을텐데.
파스칼이 밥먹다 말고 자전거를 타고 장난을 쳐도 아무도 뭐라하지 않는다.
파스칼은 고집 좀 있는 아이인데도 큰 말썽을 부리지 않고 누가 혼내는 것도 못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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