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03 하이라인, 첼시아마켓, 911기념관




하이라인
무작정 걷기 좋은 곳이었지만 좁은 길이라 꽤나 붐볐다. 달리기 좋아하는 뉴욕 사람들이 달릴 수 없을 곳. 게다가 매일 이렇게 관광객들이 붐비면 동네 사람들은 한적한 산책을 즐길 틈도 없을테니 그다지 주민들을 위한 특혜는 없을 것 같다. 

첼시아 마켓
신경 좀 쓴 듯한 실내공간이 재미있었고 나로서는 처음 들어보는 Vince 라는 브랜드가 세일 중이었는데 70%의 할인율도 파격이었지만, 니트 하나에 200불이 넘는 원래 가격은 더 황당. 그런데도 옷것이를 털어가다니 이 옷의 정체는 뭘까.
그 자리에서 쪄주는 가재를 드디어 한 마리 먹었다. 플라스틱 포크가 힘이 없어서 어찌 먹나 했더니 게 하고는 다르게 살이 쏙쏙 빠져서 포크는 거의 필요 없었다. 액상 버터에 살짝 찍어먹으면 잡냄새가 사라진다. 꽤 든든한 점심~
  
환영파티에 뒤이어 기다리던 Bar Crawl! 
목요일에 맥주가 1불이라는 바를 시작으로 세 군데를 돌았다. 첫 번째 바에서 누군가가 건넨 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캘리포니아에서 온 바텐더 처자가 일종의 폭탄주를 쐈다. 베일리스와 기네스와 진을 섞었는데 부드럽게 넘어가던. 이름은 까먹었다.
역시 술과 담배는 사교의 필수인 듯^^
아직도 드문드문 나타나주는 담배친구들이 반가운데 놀랍게도 담배를 얻어가던 뉴요커가 한국 말로 인사를 했다. 뉴욕에서도 이런 일이^^
어느 정도 다들 취하고 나자 남는 술들이 막 돌아다녔다. 본의 아니게 사랑이 꽃피는 현장도 목격^^
1시쯤 됐을때 너무 졸려서 먼저 나왔는데 숙소 가이드 중 한 명이 마침 한시간에 한 대 꼴인 버스가 지나는 것을 보고 잡아서 태워줬다. 
더 늦게까지 있었던 일행들의 후일담으론 버스 시간이 맞지 않는 그들을 위해 반 정도 함께 걸어서 데려다줬다고 한다. 성실함을 넘어서는 이 유스호스텔 스탭들의 열정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911 기념관
폭포처럼 쏟아지던 건 아마도 눈물을 상징하는 것이겠지. 생기있는 몇 송이 꽃들이 기억의 흔적으로 꽂혀있었다. 기억하는 방식을 보고 싶어서 찾았는데 공사 중으로 분주한 것이 조금은 섭섭했다. 이곳을 찾아와 예쁘게 웃으며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이 좀 생경했지만, 잠깐의 엄숙한 추모도 가볍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찾아온 마음이 추모일 뿐. 참 많은 이름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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