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iten에 토요일까지 있기도 좀 그렇고,
처음 타보는 장거리 동네버스에 시달리며 비몽사몽하다가
어리버리한 부두가 아닌 터미널에 내려서
계란이 있는 아침과 맛있는 점심을 한꺼번에 한 식당에서 해결했다.
칠레산 홍합탕으로 해장^^
어딜가나 좋은 걸 잘도 고르고 잘도 찾는 동행께서는
지나는 길에 근사한 푸드트럭을 발견했다고 한다.
오늘 식당도 괜찮았지만 좀 아쉽다.
분명 바로 연결되는 버스가 있었을 것 같은데
어쨌든 나는 이렇게 한가한 밥을 먹고 1시 차를 빠듯하게 탔다.
피요르드를 기대하며 듣도 보도 못한 Hornopiren이라는 곳으로 지나는 길을 바꿨는데
정작 피요르드 노선이 다니던 항구가 한달 전부터 공사라
망망대해를 돌아가는 밋밋한 노선으로 건넌다고 한다.
출발할 때 하롱베이 같은 느낌때문에 엄청 기대했는데...
그렇다, 준비없는 자에게는 이런 쌤통벼락이 내리는 것이다....
배에서 보내는 여섯 시간은 버스와는 비교도 안되게 지루하다.
그래서 여객선 매점 청년의 원어민 발음을 들으며 스페인어 단어공부를 했다.
내가 부러워하는 활달하고 사교적인 성격의 언니가
격식없이 즐겁게 운영하는 소규모 호스피다헤가 아닌
간만의 싱글룸을 즐기면서
홈스테이를 즐기기에는 얼토당토 않은 나의 바닥 스페인어 뿐 아니라
확 열고 다가오는 정열적 호의에 대한 성격상의 한계도 같이 실감했다.
엘볼손을 떠난 이후 일정이란 건 남의 이름.
그래 오늘까지는 웃는다만, 내일도 또 그러면 웃을 수 있겠니...?
그래도 웃어야지 어쩔^^?
여행을 떠날 때는 있는 지도 몰랐던 곳들을 연달아 찾아다니는 기분이
근데, 재밌기도 하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