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7 아차오, 칠로에 섬 Achao, Chiloe


Quinchao-칠로에 군도의 또 다른 섬.
칠로에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교회가 여러 개로 유명하다고 한다. 
나무로 지은 건물에 예쁜 색을 입혀서 구조는 
유럽의 다른 성당들과 비슷하지만 차분하고 소박한 느낌이다.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한시간 반 정도 가면 도착하는 Achao가 Quinchao 섬의 읍내. 
내리면 교회와 박물관과 바다공원이 바로 앞이다. 
오늘부터 작작 먹자고 결심했는데 
코 앞에 수산시장과 식당을 두고서 지킬 수 있는 약속은 아니었다--;;
직원의 추천을 받아 다시 칠레 해물탕 Pahila를 시켰는데 
에스켈에서와 달리 다양한 해산물과 두 가지 생선 버전의 푸짐한 한 그릇이 나온다. 
여기도 역시 식당인지라 바닥에 큰 조개껍집이 깔려있었지만 
워낙 푸짐한 관계로 오히려 껍질이 있던 게 반가왔다.
꽤 찬 물인데도 동네 아이들은 풍덩 뛰어들고 
옹기종기 작은 유람선들이 모여 있던 귀여운 바다.
집도 교회도 나무로 지어서 해가 안드는 뒷 벽의 이끼들이 색을 더한다.
언덕 위의 집들도 예쁘게 서 있고.
걸어볼까 하고 나선 길이지만 결국은 밥만 푸짐하게 먹고 떠남... 
 
아침 식탁에서 미국 부녀, 독일어권 스위스 가족, 폴란드 청년이 함께 어울렸는데 
스페인어 못하는 바보는 나 하나--;; 
진짜 이런 여행은 처음이다.
이상한 건 버스에서 듀오링고를 꺼내 스페인어를 연마 할라치면 어김없이 졸음이 쏟아진다는 것.
동네 버스는 티켓을 사지 않고 내릴 때 현금으로 계산한다.
돌아오는 길에 이 동네에서는 흔한 과일을 구경했다.
산딸기, 체리, 블루베리, 미니 자두...자, 과일들과 친해질 좋은 기회! 

오늘의 한국인은 스위스 가족이 알고 있던 문선명, 헐...
스위스에서 유명하다니...
가족 중 딸은 산티아고에서 40대 한국인 여행작가를 만났다는데 나야 알도리 없는 분.
하지만 의외로 남미를 여행하는 한국인들이 많다고 하니 올라가면서 많이 마주칠지도 모르겠다.
 
저녁에는 특이한 루트를 가려는 포르투갈 부부와 잠시 대화
-시간이 없다면서 처음 들어보는 것들을 갈 것이라고 한다. 
진짜 다 뻔하게 다닐 것 같지만
여행 루트들이 어찌나 다양한 지.
어땠는지 나중에 너무나도 물어보고 싶어진다.  

어제 저녁 배낭여행 최초로 지랄병자를 하나 만났는데
일단 부시럭거린 잘못은 있기에 몇 마디로 끝내고 말았지만   
인종차별의 스멜이 좀 느껴져서 
오늘 아침에 벼르고 복수문을 준비했다가
내가 또 오바하는 것 같기도 하여 접었다.
다들 좀 이상한 사람이니 무시하라고도 한데다가 
어쩌면 지금쯤은 반성을 할 수도 있겠고
영어가 짧은 분노조절장애라고 생각하니 열이 좀 내렸다-사실은 아닐 수도 있는데 ㅋㅋ
하지만 이런 곳을 여행하면서 저렇게 지랄병이 날 수도 있는 걸 보면
여기도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게 새삼 느껴진다.
그래도 어쨌든 평생 처음이야..

여기저기 써 있는 Palafito는 물가에 나무로 지은 건물들의 건축양식을 여기서 부르는 
이름이라고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