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52 나홀로 집에


이틀 간의 폭우가 그치고 끈적함이 묻어 나는 소금바람이 파란 하늘과 함께 찾아왔다.
모두들 오늘 아침에 떠나고 호스텔에는 나 혼자.
그래서인지 숙소 주인이 친구들과 쿠란토 파티를 하면서 점심을 차려주었다.
스페인어를 좀 했더라면 초대를 했을텐데 
내 사정을 알고 음식을 가져다 차려주기까지 한 놀라운 배려.
나도 답례로 파전을 대접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맛이 괜찮긴 했지만 
입에 맞았기를 바래요^^ 
저렴하고 친절하고 버스터미널에서 가깝고 아침도 주고 
도미토리도 바다 전망인데 
왜 손님이 없을까...?

하는 것 없어서 그런지 시간이 날아간다. 
스페인어 자습의 효과는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같기도 한데
예를 들면 질문이 뭐에 대한 건지는 대충 알겠어도 
답은 당췌 무슨 말인지 못알아 듣겠어서
방향과 손짓을 기억하고 다시 찾아나선다. 
  
대충 돌아다니다 놀랍게도 한인마트 발견.
오랜만에 가족 아닌 한국인과 한국말 대화를^^
라면과 커피믹스를 선물해주셨다.
이 작은 동네라 더 뜻밖의 만남.

3일 내내 찾아왔던 커피집 네룬디아노.
커피 맛 괜찮은데 여기도 손님이 없다 ^^

교회 앞 플라자에서 성가대가 연습하고 있었다.     
어디나 크리스마스.

숙소에 넓은 창이 있는 쾌적한 공용공간에서 죽치고 있는데도
사흘째 잔뜩 낀 구름에 가려 노을이 없다... 
아무것도 안 하기로 하고 머물길 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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