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0 노닥노닥 타운


원래는 먹을 거리를 사고 Cerro Amigo를 갈 예정이었지만 
비가 와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장만 보고 돌아왔다. 
걸어가는 길에 치즈농장에 들러서 맛보고 크림치즈를 조금 샀다. 
되게 평화롭고 조용한 동네인데 이상하게 거친 개들이 좀 있다. 
몇 년 전에 누가 물리기도 했다는데, 혹시 쫓아 오면 돌을 줍는 시늉만으로도 도망간다고는 한다. 
하지만 짖는 걸 보고 나니 혼자 걸어다닐 엄두가 나지 않는다. 거의 터키 개들만큼 무서운 녀석들... 

다행이 읍내 Jauja식당에서 환전할 수 있었다. 
나의 블루환율은 우수아이아부터 계속 14페소. 
북쪽이 엄청 싸다고 해서 파타고니아를 떠나는 것이 아쉽기도 하고 안심되기도 한다.
이 동네 물가는 정말....하는 것 없이 거의 뉴욕에 육박하는 돈을 쓰고 있다. 특히나 교통비는 어마어마하다.

칠로에 가는 길을 물어봤더니 섬남쪽으로 가는 길을 알려줬는데 인상적이게도 히치하이킹을 권한다. 
한 번도 안해봤다고 하니 그 좋은 걸 왜 안하냐고 되묻는다. 
하는 사람을 많이 보긴 했는데 다들 그래서일까? 
하지만 혼자서는 여전히 좀 엄두가 나지 않아서 고민 중. 
환전한 식당 바로 옆 같은 이름의 아이스크림 가게는 
바닐라빈을 썼음에도 엘 칼라파테보다 떨어지는 맛이었고, 달기만한 티라미수도 실패.

하지만 오늘 저녁엔 필사의 불고기가 있다. 
며칠 머무를 거라서 여기 있는 동안 매일 불고기 덮밥을 먹을 예정이다. 
좋아하는 건 계속 먹을 수 있는 편리한 입맛이니까, 즐기자!
맛있다는 아르헨티나 쇠고기의 맛이 어떨 지 기대 중.

내일은 터미널에서 만났던 베스-마티네와 근처 산에 갈 예정이었는데 비가 온다니, 또 노닥거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탱고와 음악, 여행을 즐기는 더치부부의 즐거운 여행이야기. 
파타고니아에서 사는 것, 삶의 경제적 요건에 대한 의견은 달랐지만 
여전히 잘 듣고 고집스럽지 않은 그들과의 대화는 즐거웠다. 
나이가 든다는 건 경험만큼 해주고 싶은 얘기가 많아진다는 것일지 모른다. 
잘 듣는 것과 유연함이 젊음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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