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1 카훈 데 아줄 Cajon de Azul

물이 정말 파랗키는 하더라, 파란 강  Rio Azule....

아침에 다시 만난 로날드-발레리 부부와 다시 여행 얘기. 
리오의 해변과 예수상 그리고 살바도르 얘기를 들었다. 
나도 한 얘기를 또 하고 있었는지 로날드가 재빨리 기억을 되살려 줬다. 
발레리는 얘기하기 즐거운 참한 사람인데 
기름을 살짝 둘러서 팬을 아주 뜨겁게 한 다음 버터를 녹여 갈색이 되는 순간
후추와 마늘을 문지른 고기를 넣고 
약간의 겨자를 팬에 넣어 근사한 스테이크 만드는 법을 가르쳐줬다. 
여행을 하면서도 프라이팬 하나로 어찌나 근사한 저녁을 만드시는지.
나도 한 번 꼭 해봐야지.

하이킹 데이.
조세핀과 미쉘은 캠핑을 떠났고 베스, 마티네가 오늘의 동행.
옷 얘기, 친구들 얘기, 학교 얘기-보통 여행할 때는 잘 하게 되지 않는
일상적인 친구들의 대화를 오랜만에 들었다.
영국악센트 때문에 더그렇게 들리지만
아무튼 까탈스러운 듯 하나 어딘가 허당일 것 같은 베스, 
너무 남들을 받아주는 것 같다며 성격을 한탄하지만
천적이 없을 땐 나름 한 고집할 것 같은 마티네도 
기억에 남을 캐릭터인 듯. 
아까의 어린 폴란드 처자도 모험심이 대단한 것 같던데 
조세핀과의 기싸움이 보고 싶다. 
내려오는 길에 배낭 메고 올라가는 두 사람과 재회. 
오늘 캠핑 무사히 잘 하고 오길 바래!

Conjur del Azul 은 너무나도 고지식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곳이었다. 
여길 왜 택시까지 타고 왔는지 나의 무계획을 한 번 더 반성하면서 
마지막 한 시간을 거의 무의식 상태로 걸었다. 
시장이나 갔다가 언덕이나 갈 걸...마지막에 비까지 와서 정말 완벽한 마무리--;;
내일 비오는 건 싫은데 추적추적 내리는 게 길게 올 것 같다....
그래도 오는 길엔 버스를 잡아탈 수 있었다. 

어제는 음악 뿐이었는데 오늘은 춤에 카드까지.
배낭여행 홍보책자에 나올 법한 분위기랄까.
역시 노는 건 성격이다. 
누군가는 최고라고 기억할텐데 나는 그다지-라고 생각하면 좀 아까운 생각도 든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껏 즐기는 건 보기에 즐겁지만
어딘가 좀 쓸쓸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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