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5 무지개


어제 그 많은 시간을 비행기표에 애태우며 노트북을 가져왔어야 했나, 
카톡을 그냥 아이폰에 둘 걸 그랬나 전전긍긍하고 
와이파이 빵빵한 칼라파테에서 다 해결해야한다는 생각에 팟캐스트 다운로드까지 열을 올렸는데 
오늘 떠나는 칼라파테에 비가 오는 걸 보는 사이 
그런 건 다 중요한 게 아니었다는 깨달음^^이 갑자기 하늘에서 툭 떨어졌다. 
누구는 비 바람에 일정을 포기하기도 하는데 
돈 주고도 못사는 이 엄청난 행운을 맘껏 누려줘야지. 

아르헨티나 국경을 지나는데 무지개가 떴다. 
산에, 호수에 걸린 게 아니라 평원의 무지개라서 온전한 아치모양-이런 건 처음 본다. 

드디어 나의 푸에르토 나탈레스 '집'에 도착. 역시나 마리아 언니는 장난을 잊지 않았다-안에서만 보이는 창으로 나를 이미 보고 일부러 문 안 열어주고 유리창만 두드리고^^
또 일요일이어서 밥 먹을데가 없었는데 마리아가 시내 식당을 안내해주며 차로 데려다줬다. 
난두-보기에 엄청 비싸 보이고 관광지스러웠지만 신선한 연어샐러드에 내일 또 먹고 싶은 케익, 
생각보다 저렴한 옷까지 첫느낌과 완전 다른 괜찮은 곳이었다.

저녁거리 사러 간 수퍼는 벌써 세 번째라고 엄청 아는 척 해준다. 동네 사람된 것 같은 친근한 느낌.
내가 나름 컵라면과 해물로 저녁준비를 했는데 저녁 초대를 받았다. 
그냥 따라오라는 프란시스코 아저씨를 따라 페르난다의 집에서 아저씨의 친구들도 함께 한 저녁. 
말귀 못알아듣는 나나 어린 파스칼도 한 자리에 앉아 어울린다. 
프란시스코 아저씨가 친구 배웅간 사이 마리아는 그의 친구들과 또 즐겁게 얘기를 한다. 
좋은 문화라고 생각했지만 항상 마리아는 늘 일을 하고 있다. 
아저씨들, 내가 탁자 닦을 때는 뭐라도 도와주려 하더만 마리아가 할 땐 다들 편안히 계심--;;
먹고 나오면서 너무 편해서 나도 모르게 고맙다는 인사를 잊었는데 
마리아 언니도 빨래를 나보고 널라 하고, 병따개를 찾으면 부엌에 있다고 하면서 편안함을 시전해줘서 좋았다. 

마리아의 특별한 저녁행사-자전거 타기에 동행했는데 
나의 어설픈 솜씨를 알아챘는지 아주 짧게 돌았다-따라갈 수는 있었는데--;;
저녁 이후 술담배를 다 안하는 프란시스코 아저씨의 위스키 친구가 와서 
초콜릿이 의외로 괜찮은 안주인 걸 처음 배웠다. 
이제 시작이지만 이런 숙소는 다신 없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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