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신경통 류마티스 관절염도 아니고
궂은 날이면 벌레물린 자국들에서 간지러움이 스멀스멀.
덥지도 않고 바람이 불 때도 있는데
나를 물 원기완성한 벌레들은 어디나 남아있구나.
그래서 그 간지러움 속에는 항상 새로운 간지러움이 더해져 있다.
모기 물린 자국, 간지러움 강도, 기간을 통해
세상에 다양한 모기가 있단 걸 몸으로 배우다니
완전 관심없는데...
날도 꾸리꾸리하고 뭐 한 것도 없이 또 버스타러 가는 길.
터미널까지 콜렉티보 몇 번 타면 되냐니까
한 블럭이라 걸어가면 된다며 번호를 안가르쳐 준다.
그럼 걸어가는 거구나 하하 걸어가기 싫은데 ㅋㅋ
근데 걸어보니 진짜 가깝기는 하다.
어제 택시 세뇨르의 공짜 드라이브 제안은 새벽에 바가지 씌운 게 미안해서 그랬던 걸까...?
터미널 커피집 입구에 앉아 아이패드를 보고 있었는데
직원이 냅다 들고 튀기 좋은 자리라며 구석에 가서 앉으라고 일러준다.
이런 적극적인 친절-좋아!
버스터미널에서 숙소까지 한 3 km 거리가 미터로 8천 페소가 넘게 나왔다.
숙소 직원들에게 물으니 3-6천 페소까지 나온다고 한다.
깎고 깎아서 4천 페소만 내긴했지만 기분이 상해서 인사도 안하고 내렸는데
바가지를 이겨먹은 장한 배낭족이 아니라 진상이 된 것 같은 느낌-기분 나빠....
개인회사들이라 비싸다는데 아무튼 산티아고 택시는 이상도 하다.
발레 마이엘링 Ballet Mayerling, Teatro Municipal
두 사람이 합을 맞춰서 보여주는 다양한 동작과 자세가 좀 독특했다.
액션발레 같기도 하다가 움직이는 조각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가 연속동작으로 이어지는데 멋있다.
미성년자관람불가 분량이 좀 많기도 하고 ^^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은 감을 잡기가 어렵다-카드놀이를 하는데 장엄한 음악이 나오기도 하고 --;;
주인공 캐릭터는 좀 망나니 같던데 당최....
--그래서 찾아봤더니 오스트리아-헝가리의 유일한 왕자였는데 10대 정부와 마에링 성에서 자살.
생각해보니 루돌프라는 이름이 나오는 뮤지컬도 있었던 것 같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인물이긴 한데 이걸 알고 생각해봐도 극의 흐름이나 인물들이 헷갈리긴 마찬가지.
극장이 크지 않아서 무대 좌우좌석에서는 앞사람이 머리를 조금만 기울여도 무대가 거의 안보인다.
뒤쪽이라도, 높은 층이라도 정면좌석을 예매할 걸 후회하다가,
잠깐 맨 뒤 의자에 올라가 서서보다가,
다행이 가운데쪽 빈자리를 찾았다.
유서 깊은 극장 같아 멋져보이기는 하지만 구조는 좀 많이 불편.
마침 숙소 앞에 2시까지 여는 식당이 있다니 참 좋은 동네야 ^^
이스터섬처럼 평평한 곳들은
구름이 언덕을 만들어 에워싸고 있기도 하지만
산티아고 부터는 몽글몽글 구름들이 얇게 퍼져있는 게 좀 징그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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