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섬의 닭들은 개처럼 몰려다니며
개보다 더 시끄럽게 아침점심저녁 하루종일 꼬끼오 거리고
고양이처럼 담을 넘는다.
드디어 어제는 자정에도 꼬끼오를 하던데
그걸 듣고 있자니
새벽을 막을 때 닭을 그냥 죽인다고 하지 않고
모가지를 비튼다는 표현을 왜 쓰는 지 공감이 확 됐다.
덕분에 알람 걱정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 마지막 관광.
라노 카우 Rano Kau
걸어서도 갈 수 있다고, 엄청 쉽다고, 3시간도 안 걸린다고들-누구는 심지어 한시간 반- 하던 근처 화산 분화구인데
해발 300미터쯤이라고 본 것 같다.
국립공원에서 풀뜯는 소들이 오바하며 화들짝 비켜주는 바람에 내가 더 놀래면서,
계속 오르막길길이라 좀 헉헉대며 올라갔다.
이걸 힘들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언덕은 언덕이네 하며 정상에 올라가니
관광차 타고 온 관광객들과 가이드까지 40분 만에 올라온 게 대단하다며 나에게 감탄을 해준다.
여기서 줏어듣고 그냥 해본 건 다 감탄해주다니, 굉장히 활동적인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ㅋㅋ
마지막으로 맛있는 이스터 점심을 제대로 한 번 먹고 이제 안녕.
카리카리 Kari Kari 춤을 못 본 게 하나 아쉽네......
이스터 섬의 기념품-슬리퍼, 말 때문에 시큰해진 오른쪽 손목, 바닥난 현금, 더 까매진 얼굴과 팔다리 ^^
...부러졌지만 최근에서야 그 진가(^^)를 발견하여 집에 갈때까지는 그냥 쓰려고 했던 헤드폰을 비행기에 놓고 내렸다. 것 봐, 아직도 잃어버릴 건 많이 남아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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