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한나|Tyrannosaur|2011


분노와 구원의 전이.
물질만능주의시절에 사람의 힘을 대놓고 강조하는 드라마들이 만들어지는 것 역시
사람의 힘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한 편은 든든한데
그렇다고 해서 느슨함이 눈감아지진 않는다.
며칠 일을 안 나가도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유능한 직장인,
아무도 안 믿는다며 폭력을 몸으로 때우는 선진국 여자.
이런 걸 궁금해하는 내가 오바인가.
하지만 처음 제프를 만났을 때 한나는 그게 맹목이든 가식이든
배우고 싶은 모습이었다.
타인을 현재의 모습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손을 내밀 수 있으려면
얼마나 깊어져야 할 지.

예전엔 서양 영화속 장례식 장면이 참 좋았다.
있을 때 잘하지 죽은 다음에야 찾아와서 한바탕 통곡으로 속풀이를 해버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근데, 이번엔 좀 다른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곧 잊을텐데
장례식까지 울지 않으려고 노력할 필요 없잖아.
춤 한번 노래 한번으로 금방 되찾을 수 있는 웃음인데
하루쯤 미뤄도 되잖아.
울어도 되잖아, 굳이 빨리 웃으면서 보낼 거 없잖아...
그래도 이 영화 속 장례식 노래는 맘에 들었지만.

극장에서 봤다면 몰랐을텐데
다운받은 파일은 항상 영화 등급이 표시된다.
영화 시작에 선정성이 다소 높음으로 나와있는데
선정적인 장면은 하나도 없고 강간씬이 하나 있다.
강간이 폭력이 아니라 선정이라니 분노가 상승했다.
후지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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