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엔 불만이 많았다.
발레는 안하고 다들 연기를 하고 있잖아....
조금 더 지나서야 눈치챘다-발레가 아니구나....
매튜본의 백조들은
기존 발레의 백조들과는 달리 동물성이 강하다.
우아한 날개짓 같은 동작보다는
새의 동작을 연구해서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은 움직임이 많다.
언뜻 연극 오이디푸스에 등장했던 까마귀 인간 생각도 났다.
웃옷을 벗고 있어서 땀방울이 흘러내리는 몸이 그대로 드러나
더 그런 느낌이 들기도 하고.
백조의상을 보면 틀을 잡아주는 벨트 가운데에 V자 홈이 파여 있는데
그 작은 차이로
백조들이 숨 쉴 때마다 거칠게 움직이는 배가 심장처럼 보였다.
게다가 백조가 남자라 공주가 나올 줄 알았는데
왕자는 그대로 왕자.
엄마보다는 여자로 사는 차가운 엄마 밑에서 상처 받고 자라서
처음으로, (꽤나 거친) 백조에게서 위안을 받고 사랑에 빠진다.
궁정 무도회는
어머니와 아들이 낀 삼각관계인지
상처받은 연인들의 질투어린 치정인지 헷갈리는데
결국 엄한 바보아가씨의 희생으로 마무리 되어버린다.
귀족싸움에 새우 사망...
결국 엄한 바보아가씨의 희생으로 마무리 되어버린다.
귀족싸움에 새우 사망...
백조의 호수-하면 떠오르는 테마곡이 세 번 나오는데
일부러 그런 건지 단 한 번도 백조는 그 음악에 맞춰 춤을 추지 않는다.
한 번은 호수 위를 그냥 지나가고,
두번째는 왕자가 백조를 그리워하는 장면의 배경이고,
마지막은 비련의 연인과의 작별이다.
차이코프스키 음악에 맞춰 왈츠에 탱고에 별의 별 춤을 다 기막하게 잘 추도록 만들었으면서
메인테마를 건너뛴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거친 백조들은 거칠게, 왕실에서는 위생적인 척 약으로
연인인 백조와 왕자를 처단한다.
하지만, 첫 장면에서는 어렸던 왕자의 악몽이었던 백조가
마지막에 왕자를 구원한다는 이미지의 마무리는 좀 이상해...
꿈은 반대다 이거냐...?
발레 의상이 유난히 독특한 이유가
당시 귀족들의 눈요기를 위해서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매튜본의 백조의 호수는 의상이라는 일차원적 눈요기를 넘어선
역동적이고 과감한 성인버전의 잔혹동화였다.
기대보다는 살짝 실망스러웠지만 군무는 멋있었고,
어쨌든 이제야 비로소 호기심 해결.
혹시나 찾아보니 풀버전 동영상까지 유투브에 올라와 있다.
내가 본것도 1996년판 공연실황인데 유투브와는 다른 버전이다.
요게 좀 더 멋져 보이는데 빌리 엘리엇에 나왔던 배우가 등장하는 버전이란다.
DVD사기 전에 찾아나 볼 걸...
(공원장면)
백조들이 손을 부리 삼아 각을 잡고 몰려들땐
히치콕의 '새'를 찍어도 될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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