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어떤 남자를 말하는 건 지?
무려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모로코-런던을 잇는 스펙타클.
초반의 의외의 진행은 흥미진진했지만
하지만 화려한 스펙(^^)과는 별개로 허리가 뚝 끊어지는 느낌이다.
그도 그럴듯이 죽은 남자의 정보가 너무나 결정적이다보니
우연히 현장에서 맞딱뜨린다는 기막힌 구성의 빛이 바래고 말았다.
채플이란 이름을 들으면 사람보다는 장소가 먼저 떠오를 것 같은데도
일부러(아마도) 헤매준 것을 빼면
이 부부는 수동적으로 고난의 파도를 탔을 뿐
뭔가를 해결해가는 재미는 별로 없다.
사람들은 꽤 얽혀 있지만
뭔가 굉장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기대감은
초반에 나온 게 다라서 금방 금방 수그러든다.
얼굴은 처음 보는 도리스 데이의 음색은 멋있었지만
뒷부분의 노래가 늘어질 땐 듣기 싫기도.
하지만 히치콕은 거장답게
산뜻한 엔딩으로 마무리를 한다. 엔딩씬-깜찍하다.
뻔한 대사가 오갈 장면에 음악을 쓴 경제성도 돋보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좀 늘어지는 느낌이랄까...
런던에 도착하자 남편은 결정적인 단어였던 엠브로스 채플을 찾아 전화를 걸고
조의 친구들이 곧 들이 닥친다.
내색하지 않으면서, 유괴범을 찾아 아들을 되찾기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전화라
대량의 손님들이 찾아올 예정인 호텔방에서 전화를 거는 것이 부주의해 보여야 하는데도,
히치콕은 반가움을 표현하는 아내의 친구들을 시끄러운 훼방꾼으로 보이게 만든다.
초반에 꽤나 조심스럽게 남편에게 충고까지 하다가
위기에 닥쳐서는 그냥 드러누운 것 말고는 한 일이 없는 조를 보면서 짜증이 나기도 한다.
공연장을 찾거나 경고음을 발사(^^) 하게 된 것은 우연아니면 너무나 여성스러운 반응일 뿐,
(이 영화덕에 비명지르기의 위상이 높아지지는 않았으니 여자-비명의 도식만 강조된다)
어떤 경우에든 일관성 없이 부려먹을 캐릭터 예비인력으로
여자를 배치했기 때문에 가능한 상황이었겠지.
갈등의 시작이 되거나,
남자의 마음을 후려서 절대절명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히든카드의 역할은
아름다움이라는 관상용 속성만을 반영한다.
이게 아닌 여자는 히치콕 영화 속에서는 별 쓸모가 없다.
나름 기지넘치는 대사를 해주시던 이창의 간호사가 있지만
그 분은 사실 남자였어도 아무 상관없는 캐릭터.
조의 엇갈린 육감으로 인종차별은 가볍게 극복해주셨으면서
같은 인종 내 다른 인류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는 것은 심히 유감이다.
이제서야 어렴풋이 기억난다-페미니스트들이 히치콕을 싫어한다는.
좋아할 수가 없겠네, 정말...
영화 시작할 때 심벌즈 아저씨,
유난히 불안한 눈동자, 긴장한 얼굴-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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