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밤|Night on Earth|1991

유난히 많은 포스터 중 하나

사진 순서대로
5. 헬싱키  3.파리
4. 로마
1. LA   2.뉴욕

다섯 도시의 택시에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옴니버스로 이어진다.

첫번째 LA
앳된 얼굴에 줄단배를 피우는 택시기사 코키와 승객인 영화캐스팅전문가 이야기.  
누구나 좋아할 것 같은 행운을 정작 모두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당연하지만, 현실에서는 볼 기회가 드문 진실을 보여준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수십 년 간 발연기 하시는 분들이 좀 보시는 것도 좋을 듯... 

두번째 뉴욕
영어 뿐 아니라 운전까지 서툰 이민자 택시기사와 택시 기사들이 가기 싫어하는 브룩클린 주민의 만남. 얘기는 가장 밋밋하지만 티나게 아귀를 맞춰가는 일차원 유머가 솔찮이 즐겁다. 
그리고 헬무트 아저씨의 평온한 얼굴도.
항상 대가 센 미인으로 나오는 프리티 우먼의 줄리아로버츠 친구분 등장.  

세번째 파리
베티블루 이후 처음 보는 베아트리체 달이 시각장애인 승객이고, 잘생긴 전사스타일의 코트디부아르 출신 이민자가 택시기사다.  다섯 편 중 대화의 합이 제일 재미있었던. 

남:  다른 시각장애인 처럼 선글라스를 끼지 않네요.
여: 다른 시각장애인은 본 적이 없어서 몰라요.

남: 안 보여서 불편한 게 많죠. 할 수 없는 게 많으니까.
여: 남들이 하는 건 다할 수 있고 남들이 못하는 것도 할 수 있어요.
남: 운전은 못하잖아요.
여: 당신도 못하긴 마찬가지에요.

마지막에 택시 기사는 사고를 내고 상대방 운전자에게 눈이 멀었냐는 욕까지 먹는다 ㅋㅋ

네번째 로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가 밤중에 신부를 태운 택시기사로 등장해서 말 그대로 원맨쇼를 펼친다. 신부가 안듣겠다는데도 고해성사를 하겠다면서 어릴 때부터의 모든 생물종(^^)을 망라한 성일탈 행위를 고백하는~ 이 사람은 정말 배우 아니면 무슨 일을 할까 싶을 정도로 등장하는 동안 잠시의 여백도 만들지 않는다. 1991년의 한산한 로마 풍경도 색다르고.

다섯번째 헬싱키
서늘한 느낌의 헬싱키에서는 무표정한 택시기사와 생애 최악의 날을 맞았다는 남자와 두 친구가 등장한다. 승객의 인생최악의 사연을 들을 때만 해도 정말 기가 막히다 싶은데, 반전은 택시기사로부터 나온다.
하지만 정작 그 얘기가 힘이 됐을 사람은 취해서 못 듣고 말았네...쯧... 

한때 옴니버스가 대유행하던 시절 
하다 만 것 같은 이야기들을 줄줄이 엮어내기도 했었는데
옴니버스의 교본 같은 느낌이다. 
이 정도는 해줘야지-하는.
짐자무시의 다른 영화들과는 완전 다르게
-재미있다!
나름 힘들게 DVD를 구해놓고서 팽개쳐 둔 지 어언 몇 년.
그 사이 이 영화는 다음영화에서 500원^^ 

비틀주스, 청춘스케치의 상큼함이 살아있는 모습 그대로 등장한 위노나 라이더.  
(개인적으로 금발의 위노나는 별루라서 가위손은 패스)
지금 봐도 대체할 사람없는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요즘, 잘 지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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