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토할 지경이라는 비행기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이 별 일 없이 잘 타고 내렸다.
타기 전 그림 지도도 봤고 파일럿이 친절히 소개도 해주는데
이따금 멀미 때문에 머리를 들고 있어야 하기도 하고 정말 자세히 봐야하는 경우도 있어서
안타깝게도 기대했던 첫번째 고래 그림을 놓쳤다.워낙 그림들이 떨어져 있어서 비교대상이 없으니 얼마나 큰 지 알 수 없어 궁금했는데
거의 마지막 전망대를 지날 때야 비로소 그 미스테리한 크기가 실감이 난다.
전망대도 따로 볼 만 할 것 같은데 안타깝다.
...그리고 카메라 액정,
나스카 라인 비행기에서 갑자기 사망.
카와치 유적 Cahuachi
비행기 기다리는 동안 비디오를 보다가 급 관심이 생긴 유적지.
동네 사람들은 피라미드라 부르는데
피라미드라기 보다는 작은 규모의 또 다른 산 도시다.
예산 부족으로 발굴이 멈췄다는 비운의 유적.
천년 전의 제사나 축제의 장이었다고 한다.
바람이 어찌나 센지 굵은 모래가 날려 아팠다.
이 동네 사람들 정말 특이한 게
이렇게 바람이 세거나
산 꼭대기거나
어쩌면 하나 같이 그렇게 접근성 떨어지는 곳에 정성껏 지어놓으셨는지.
원래 도시는 사람모인 곳에 만들어서 읍내가 다운타운아닌가?
낯선 사람은 그렇게 춤까지 춰가며 반겨줄 거면서
뭘 경계하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취향 특이하신 분들....
카와치는 네 가지 모둠투어에 낑겨있던 프로그램 이었다.
60솔에 나스카의 우물(^^), 툼바데페로 Tomba de Perro, 버기와 샌드보딩을 함께 하는 투어였는데
역시나 대충 가이드에 빨리 빨리 진행됐지만
오늘처럼 시간이 어중간한 날에는 딱.
버기와 샌드보딩은 와카치나가 더 재미있긴 하지만
의외로 이곳 사막엔 사람이 별로 없어서 한가로움을 맛 볼 수 있었다.
그리고....나스카의 노을.
어제도 반하고 오늘도 또 반한다.
돌아오는 버기 안에서
한 쪽으로는 해가 넓게 붉게 진하게 하늘을 물들이며 지고
다른 한쪽으로는 엷게 흩어진 분홍 구름들 사이로 점점 또렷이 앞으로 위로 솟는 하얀 달이
동시에 나타나는 사막구경에 푹 빠졌다.
일 년에 두 시간인지 이틀인지만 비가 온다는 게
이 장관과 관련이 있을까.
달리는 버기에서는 이쪽 저쪽 돌아가며 봤지만
멈춰선 자리였다면 한 눈에 들어왔을 풍경.
언젠가 여기서 한번쯤 캠핑해볼 수 있을까.
이런 노을은 정말 쉽지 않은데...!
오늘 숙소 주인이 친구들과 인디락 합주를 한다고 했는데
지금 Losing my religion 연주 시작.
그 중 한 분은 오늘 나스카 라인 투어 공항에 동행해줬던 가이드.
원래는 고고학자라며 명함을 줬었는데
고고학자에 락기타 및 보컬이라-정말 재미있게 사는 분^^
다른 한 분은 이 동네에서 한 기타 하는 분이시라고 한다.
주인은 드럼을 치는데
다같이 합주는 오늘이 처음이라고 한다.
연주자가 셋인데 관객이 나 하나 ㅋㅋ
낮에 산 멜론을 깎아서 돌렸더니
밴드 이름을 멜론이라고 지을까-하고 있다 ^^
틀리다가 맞다가 이어지는데
롤링스톤즈에 라디오 헤드에 익숙한 곡들이다.
쿠스코에서는 주인장 오빠가 원맨밴드 연주를 매일 하더니.
이렇게 내게 페루는 음악을 멈추지 않는 곳이 됐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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