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37 피삭, 쿠스코 전통공연 Pisac-Centro Qosqo de Arte Nativo

피삭 Pisac


일반버스로 갈 수 있어서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 일찍 가려했으나
일단은 내가 꾸물거리다 여덟 시가 돼서야 숙소를 나섰고
그 다음은 알려준 정류장에 버스가 없다고 해서 헤매게 됐는데...
오랜만이다. 
너무나도 친절하고 자세하게 자꾸만 틀린 길을 가르쳐주는 꾸스케뇨 꾸스케냐들 앞에서
속으로 난 화를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경험-이 웃음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의 웃음. 
마지막에서 두번째로 물어본 꾸스께뇨는 
내가 대놓고 알려준 길이 아닌데로 가는데도 웃으며 나를 보내줬다-;;
아무튼 원래 알고 있던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다행이었으나
출발한 시간이 9시 반이 넘어서
결국 가장 사람이 붐빈다는 11시 시간대에 도착하는 바람에 오늘도 사람 관광.
하지만 나는 바모스-라며 나를 몰아 줄 가이드가 없으니 
사람들이 좀 줄어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간신히 장만한 국소적 한적함을 즐기고 돌아왔다. 

피삭 마을에서 유적지까지는 마추픽추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언덕길로 연결되어 있어서
올라갈 때는 택시, 내려올 때는 걸어왔다.
원래 피삭은 세 군데의 유적지와 잉카 터널, 태양신전 다섯 곳을 둘러보는 건데
중간에 방문로가 유실돼서 잉카터널과 태양신전은 볼 수 없었다.
4월까지 보수공사를 마치면 다 볼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유적지는 분주 했지만 
내려오는 길은 가끔 무서울 정도로 완전 혼자였는데
혹시 길 잘못 들었나 불안하기도 했고
이따금 고꾸라질 것 같은 경사로 였지만 
물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며 혼자 산 길을 걷는 기분은 꽤 좋았다.  
한 30분 걸릴 거라고 했는데
나는 맘껏 두리번 거리며 내려오느라 한 시간 좀 안되게 걸렸다.
피삭 마을은 의외로 관광객이 많아서 
숙소며 기념품 시장이며 식당이며 꽤 넉넉하게 갖추고 있는 것 같았다.
관광품 시장에는 쿠스코 보다도 예쁜 게 많은데 
비싸보이는 게 많기도 하고 바가지도 많은 것 같아서 꾹 참았다. 
그 중 하나가 아른거리긴 하지만 이제 어쩔^^

쿠스코 전통공연 Centro Qosqo de Arte Nativo
학예회라는 사람도 있고 볼만하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아무튼 이 공연을 보게 된 건 종합관광입장권에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몇 춤은 피곤함을 무릅쓰고 싶지 않은 정도 였지만
다행이 뒤로 갈수록 볼 만 해졌고
두 시간으로 알고 있던 공연이 한 시간 20분 정도에 끝나는 바람에 
아주 만족스러웠다.
역시나 발을 많이 쓴다.

스페인이 처들어왔을때 환영하며 췄다는 속도 없는 춤
이 동네 사람들 원래 천성이 느긋한 게 맞는 게 
외계인이 처들어왔어도 저 춤을 췄을 거라...
어떻게 미지의 존재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마지막 춤에선 억지로 옴브레들에게 끌려간 무헤레들이 
다시 밝게 웃으며 짝지와 춤추면서 마무리를 하는데 
몽골의 약탈혼같기도 하고 역시 한 대륙이었던 게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암튼 둘 다 맘에 안 들지만!

가격도 현실적이고 맛도 괜찮은 커피-빵집에 갔는데
진짜 반갑게 웃으며 맞아주는 청년 때문에 
페루에 대한 느낌이 막 좋아진다.
여기서 핸드폰 도둑맞은 지 일주일도 안됐는데
좋댄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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