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30분에 오갈 데 없는 상황이 됐다-이른 체크인도 정도 껏이지....
느릿느릿 터미널에서 커피를 마시고
그 시간에도 문을 연 관광안내소에서 가르쳐준 돌아가는 길을 따라
지하철을 타고 천천히 숙소로.
상파울로 사는 사람이 상파울로는 리우보다 무섭다며
그렇다고 못가게 할 정도는 아니지만 아무튼 조심하라는 당부를 했었는데...
상파울로의 첫인상은 놀라웠다.
새벽 여섯시에 만원 지하철이라~
나는 하나도 안 바쁜 관계로
사람 많은 전철을 양보하고 다음 전철을 기다리는 대열에도 합류했다^^
살바도르로 여행왔던 쿠리치바 주민이
북쪽은 관광이 주업이라 카니발 폭풍이 엄청나지만
남쪽은 다른 산업으로 먹고 살아서 카니발 별로 대단하지 않다고 했었는데
이런 대단한 노동열-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대단했다.
아직 술먹는 사람들도 있을 시간인데...라고 감탄하며 걷고 있었는데,
진짜 아직 술마시고 있는 사람들 발견 ㅋㅋ
숙소 가까이 올수록 그 수가 늘어났다.
혹시나 해서 자세히 봤는데 잔에 따르고 있는 노란 거품물은 분명 맥주였다...!
갑자기 상파울로 완전 흥미진진해짐^^
에어컨에 목 맨 내가 잡은 숙소는
파울리스타 Paulista라는 번화가에서 가지를 친 아우구스타 Augusta 거리에 있는데
어째 가까이 올수록 묘하다 했더니
예전에 홍등가였다가 술집동네로 바뀌었다고 한다.
비즈니스 호텔이 많은 곳인데, 하여튼....
상파울로 미술관 MASP Museu de Arte de Sao Paulo
http://www.masp.art.br 화요일은 무료.
입구에서 보면 그림과 그림을 보는 관람객들이 함께 설치미술 처럼 보이는 특이한 디스플레이.
뭐든 많이 접해보면 안목이 는다는데
그림은 정말 그렇지가 않다.
화가의 이름을 그림 뒤로 가서 확인하게 되어 있어서
그림 보며 맞추기를 해봤다.
이쁘면 르누아르,
지루한 초상화들 중에 잘 그렸다 싶으면 램브란트,
난 싫은데 왠지 유명한 사람일 것 같으면 피카소,
누군지 도대체 모르겠다 싶으면 마네, 뭐 이런 식 ^^
로뎅의 조각은 뭐가 그렇게 명작인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세잔의 그림은 보기가 좋아서 열심히 구경하다 왔다.
드가의 발레소녀의 조각이 좀 특이했다.
그림으로도 모자라서 조각까지 ^^
이비라푸에라 공원 Ibirapuera Park
열대버전의 센트럴 파크랄까? 상파울로의 허파구실을 제대로 해주는 곳이다.
남들 타는 거 너무 좋아보여서 자전거를 빌리려 가드언니에게 물었는데
손가락으로 길을 가르쳐주며 3과 4를 반복하길래 의아했는데
정해진 구역의 이름이었다.
한시간에 5헤아이스와 신분증으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데
공원이 커서 좀 헤매다보니 한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그래도 여행 전에 연습을 한다고 했는데 멋진 실력을 뽐낼 수준은 아니다.
공원 자전거 길이 워낙 넓어서 그래도 민폐 안끼치고 잘 놀았다.
저녁은 숙소 근처에서
엄청 짠 고기와 좀 짠 밥과 안 짠 감자 세트를 저녁으로 먹다가
남은 걸 맥주반찬에 안주삼아 먹었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동네 청소년들이 카니발 연습같아 보이는 합주를 하고 있었는데
실력은 모르겠으나 흥만은 남부럽지 않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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