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즈막히 일어나 맛있는 아침을 먹고 국경으로 출발.
버스가 막 떠난 버스장류장에서 친구차로 국경을 간다는 청년을 만나
4헤아이스라는 저렴한 가격에 합승했다.
브라질 국경사무소의 엄청난 줄...
어제 버스에서 마주쳤던 영국청년을 만나 살짝 끼어들기를 한 것 까진 좋았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록 줄은 진전이 없다.
국경사무소가 열렸냐 안 열렸냐,
직원이 한 명이냐 두명이냐-이딴 걸 틈틈이 염탐했지만
누구 하나 도장 받아 나가는 사람은 안 보인다....헐...
중간에 덴마크 청년까지 합류했는데
3시쯤 됐을땐 너무 배가 고팠고 한 두시간안에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
자리를 부탁하고 밥먹고 다시오기로 했다.
하지만 이 어중간한 시간엔 문을 연 식당도 없다.
가게에서 대충 먹을 걸 사가지고
덴마크 청년의 에어컨이 나오는 훌륭한 호텔로 향하는데
바로 그 앞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바베큐가 한창.
자연스럽게 가격을 물으니 이건 개인적인 점심상이라고 한다.
뻘쭘해서 돌아서는데 불쌍했던지
호스트가 빵에 소시지를 끼워 건넨다-가게에서 산 것 보다 더 훌륭한 점심^^
다시 줄로 돌아와서
막 도착한 벨기에 처자까지 합류해서 넷이 되었고
그 사이 몇 개의 새로운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한 직원이 나오더니 우리의 여권을 다 걷어갔고
각각 8시, 8시 반, 11시, 오후 4시에 도착한 우리는
거의 동시에 출국도장을 찍힌 여권을 돌려받았다--;;
볼리비아 쪽 줄은 항상 오전에만 붐빈다니 이제 다 끝났다고 좋아하며
오늘의 이 지루한 여정이 끝나면 제대로 한 잔 하자고 의기투합 했는데!
문제는 나.
볼리비아 비자가 필요하단 걸 까먹고 있었다--;;
모두가 입국도장을 받고 기다리는 동안
나는 다시 코룸바로 돌아가서 비자를 받아오라며 직원이 건넨
나로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서류를 한 장 받았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시키는대로 하면 되지-라는 아주 안이한 마음가짐이어서
신나게 먹고 마시며 놀았다.
각각 살바도르와 리오에서 도둑맞거나 도둑맞을 뻔한 얘기, 이스라엘 정부 욕^^, 시베리아횡단열차에서는 러시아로 일하러 가는 북한 노동자를 볼 수 있다는 얘기 등등 뭐 자기 여행 얘기들을 하며 호텔옥상까지 술을 사가지고 가서 다 마셔 없앴다.
그래 내일 걱정은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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