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11 엘 푸에르테 El Fuerte

오랜만에 닭똥집이 통째로 들어있는 특이한 국과 바나나쉐이크로 완벽한 해장. 
원래 계획은 오전에 아르헨티나에서 온 야무진 양과 동물원을 갔다가 
오후에 El Fuerte라는 성을 갈 생각이었는데 
수크레 가는 버스가 오후 세시 한 대 뿐이고 다음버스는 운이 좋으면 월요일, 
운이 나쁘면 영원히(!)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기에 고심끝에 성을 빨리 돌고 떠나기로 했었는데...
결국 세시 버스는 무리였다. 

수크레 가는 버스는 산타크루즈에서 출발해 Nueva Turista라는 식당에 서고 표도 거기서 파는데 
시간 알아보러 갔다가 오후 세시 차를 타고 떠나는 잠깐의 동행 영국처자를 만났다. 
국민투표 후에 다시 파업이 시작되면 며칠째 갇혀있게 될거라 이게 마지막 기회 ^^ 라고 강조하며 떠나갔지만...
바쁘다고 이곳을 서둘러 지나쳐버리긴 싫고 
식당 아저씨는 월요일 아침 여덟시 차가 있다고도 했다. 
물론 다시 파업이 시작될 수도 있지만 아이 몰라....행운을 빌어봐야지. 

엘 푸에르테


누군가는 기원 전 몇 천년까지도 본다는 잉카 이전 시대의 유적이다. 
산기슭에 있어서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가는 길이 좀 아찔 했지만 신나고 멋있었다. 
유적지 안에는 영어 안내도 잘 되어있고 표지판을 따라 쉽게 둘러볼 수 있다. 
마을에서 성까지는 9킬로미터 거리인데 무려 걸어가는 분들을 꽤 발견. 
게다가 그 중 한 명은 국경에서 헤어졌던 덴마크 청년이었는데
내가 워낙 오래 모토택시 청년을 기다리게 해서 이 청년이 매우 시간에 예민한 상태였기 때문에 
달리는 오토바이에서 인사를 하고 말 수 밖에 없었다--;;
아무튼 성 가는 길은 경치가 좋아서 걷는 것도 좋겠지만 
오토바이 타기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에 난 완전 만족!

오는 길에 시장에서 고기족인 내가 점심으로 과일과 야채를 샀다. 
오래 못먹으면 야채도 먹고싶어질 수 있다는 놀라운 체험을 해본다. 

작은 마을이지만 요즘 뜨고 있는 관광지라 그런지 무려 일리커피집도 있고 
관광객물가이긴 해도 서양식 아침을 파는 식당도 있는데 
야무진 양이 시장통에 싸고 맛있는 피자집을 안다고 해서 오랜만에 피자 저녁을 먹었다. 
그리고 나서는 또 야무진 양을 따라 저녁에 라이브 음악이 있는 식당에서 차 한잔. 
게다가 월요일에 떠나는 나를 위해 내일 국립공원 투어까지 자리를 구해준다. 
이 모든 것을 자기는 시간이 많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척척해주는 솜씨라니, 
계속 따라다니고 싶어지잖아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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