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5 우수아이아




드디어 우수아이아.
 9시 예정 이었는데 두 시간 정도 일찍 도착했지만 눈비가 섞여 내리는 엄청난 날씨다.
시내에서 버스를 내려줘서 숙소까지는 걸어서 얼마 걸리지 않았다.
오는 길에 버스 풍경에서 눈치챘지만
변화무쌍한 날씨, 뭔가 큰 느낌, 블랙마켓을 애용해야하는 것 등등 하여간 긴장을 부른다. 

땡전 한 푼 없어서 바보놀이하는 기분으로 아르헨티나에서 카드로 밥을 사먹었다.
안디노-엄청난 관광객물가의 가격이었지만 다행이 맛있었다! 

Haush Hostel
일단은 물가 비싸다는 우수아이아에서 구할 수있는 가장 저렴한 숙소일 것 같다.
하지만 도미토리가 지하에 있고
원래 벌레 좀 타는 나는 좀 심하게 침대 벌레에 물려서
칭송만 할 수는 없는 처지--;; 
하지만 장기 체류하는 아르헨티나 투숙객들도 있고 어울리기 좋은 분위기라서
스페인어 연습하고 배우고 얘기하기에는 너무 좋았다. 
마침, 성격 좋은 스페인 처자가
스페인식 스페인어의 발음때문에 아르헨티나 사람들에게 놀림을 당하면서
단어도 좀 다르게 쓰인다는 걸 알려줬다.
스페인에서는 '가져가다'인데 남미에서는 성적인 표현이었다고--;;
북쪽에서 취업하러 온 아르헨티나 88만원 세대의 청년과
다른 데서는 화제에 오르지 않은 얘기를 좀 듣고 보니
아르헨티나가 우리나라와 생각보다 많이 비슷했다.
빈부격차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양분되어 있는 분위기, 젊은 세대의 취업문제 등등.
몇 주 전 대선 결과(우수아이아에 있을 때는 대선 전이었는데 선거날 난리날 지 모른다며 다른나라로 피난가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로 좀 희망적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고
소문으로는 블루마켓이 없어(졌다, 선거 후에)질 것 같다고도 하는데...
좀 신기한 게 사는 사람들은 대통령 하나 바뀐다고 당장 많은 것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걸 잘 알지만, 밖에서 보는 사람들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변화라는 게 꼭 일어나지 않더라도,
기대만으로 이미 뭔가를 하는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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