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변이|Collective Invention|2015
초반에는
박보영의 작지만 강한 행패부리기에 심취하면서도
결국 모두까기 인가 싶어 심드렁했는데
헐...
마지막이 대박이었다.
상상 넘치는 설정속에
지금을 이렇게 담아내다니
정말 대단한 감각이다.
중간에 이천희와 박보영이 절규할 때
그럼 니들이 원하는 건 뭐, 니들도 다를 거 없는 거 아냐-생각했는데
뭔가를 하고 싶어 욕심냈다가
결국 욕심을 지키느라 목표가 사라지는 현실적 풍경을 둘이 찢고 나온 건
의미있는 해피엔딩.
너무나 원색적인 시용기자의 노동현장 묘사나
그런 어마어마한 부작용을 무릅 쓴 장본인이
존중을 입에 올리는 모순 같은 게 좀 거슬리긴 했다.
특정 직업이 인간의 소양이나 성품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걸 알 수 밖에 없는 세상인지라
멋진 기자는 멋있고, 기레기는 기레기 일 뿐.
예전에 PD수첩 광우병 편의 작가들이 비슷한 상황이었을 때
구성작가들이 자발적으로 후임 작가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성명을 냈다는 뉴스를 생각해보면
기자나 PD들도 좀 그래보지 싶었지만
그만큼 공중파 정직원이 달콤해서겠지-밖에는 답이 없었다.
서로 그런 처지에 '정의'를 입에 올려본 직업인이라면
적을 제대로 겨눠야 하지 않나?
과학자의 얘기도 그렇다.
그렇게 인간의 존엄을 강조하는 교수 밑에서
그렇게 막가파식 실험을 하는 제자들이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인격이 전염성이 있어서라기 보다
스승이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라면
제자들이 그렇게 눈치 안보고 자유롭게 막나가기는 힘들 것 같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중인격 스승에 대한 반항이라는 게 더 설득력 있을 듯.
현실에서는
결격인 그 과학자가 여전히 전 명성에 기대어 연구를 잘도 하고 있다지.
하지만 만족은 불만을 넘어선다.
상상의 큰 테두리 안에 현실을 엮은 솜씨에서 보이는 패기.
영어제목이 집단발명이라니 뭔뜻인가 싶었고
머리만 생선이고 하반신이 사람인 어이없는 인어에 폭소가 터졌는데
이 두 가지가 하나의 그림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그림을 찾아보니 정말 웃기기보단 좀 슬퍼보였다.
영화 괴물 마지막 장면의 새끼괴물이 해변에 뻗어있는 느낌.
이광수
처음엔 박구 연기 정말 잘한다 생각하다가
혹시 대역인가 의심했는데
대단하다, 이광수.
그 좋은 표정에 저런 탈을 쓰는 모험을 하다니.
박보영
신순애가 다시 돌아온 것 같은 반가움도 들었지만
주진의 에너지는 그것을 능가한다.
야무진 행패와 패기-박보영이라 귀엽기까지.
그 엄청난 정보들은 다 어디서 줏어오는 겐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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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다_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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