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To Kill A Mockingbird|1962



20세기 초의 재판이 이렇게 끝나버려서
21세기에도 그들은 무고하게 경찰 손에 목숨을 잃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얻은 자유는 침묵의 기립에서
거리의 절규로 바뀐 정도일 뿐.
애티커스라는 부르기 쉽지 않은 이름이
왜 그렇게 오랫동안 상징적인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는지 너무나 잘 알겠다.
쉽지 않은 이름이어서인지
아들 딸 들이 아빠를 이름으로 열심히 불러준다^^
남다른 가풍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좋은 변호사였을 뿐 아니라 좋은 아빠이기도 했던 건
그가 좋은 사람이라는 뜻이겠지.
그레고리 펙 스스로도 자신과 많이 닮은 성격이라고 하던데
잘 어울렸다.
 
그 당시로서는 더더욱 우울했을 이야기속에서
시작부터 달려다니는 아이들의 활기는
영화 속을 구석구석 다니며 기운을 전해주는 듯 하다. 
주인집 딸의 궁둥이를 때려가며 버릇을 고쳐주고
느닷없는 철야 야근(?)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엄마 같은 가정부 칼도 멋있고
큰 소리 내지는 않지만 필요할 때 위로가 되어주는 이웃들도 훈훈하다.


그럼에도
영화속에서 린치를 하러 돌아다니던 사람들은 무장한 농부아재들이었는데
영화 마지막에서 보안관은 동네 여자들이 몰려가 난리칠 거라는 앞뒤가 안맞는 얘기를 하고
애티커스 조차도 negro라는 표현을 쓴다.
아이들이 쓰던 colored man 중에서 뭐가 더 기분 나쁜 건질 모르겠네--;;
책을 읽은지 너무 오래되서
책과 영화 비교내용을 봤는데
영화 속에서 아무래도 거슬리던 흑인비하 표현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애티커스 같은 변호사도 그런 표현을 쓸 정도였다는
당시의 재현에 무게를 둘 밖에.

그레고리 펙이 영화속에서 자주 만지작 거리는 회중시계는 소품이었는데
나중에 하퍼 리가 자신의 아버지 것이었던 회중시계를 선물했다고 한다.
그 얘기 들으면서 자전소설인가 했더니
완전 자전소설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
작가의 가족과 당시 사건이 연결되어 있었다. 

부 래들리의 등장은
동네 바보형언니들의 영웅담의 시작^^
홍안의 로버트 듀발이라니 완전 신선!

이 아이가 자라서 하퍼 리가 되었겠구나^^

영화를 보고난 후의 미스테리는
뭔가 이런 비슷한 이야기에서
억울한 흑인희생자의 부모가 총을 숨겨 재판정에 가는 것을 눈감아 주는 결말이 있어서
난 그걸 앵무새 죽이기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미드 에피소드 중 하나였던 걸까.

보면서 감탄했던 놀인데
요즘은 이런 장면 이렇게 찍으면 큰일 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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