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ule of Attraction
따라올 테면 와봐
<형사 Duelist> 강동원 & 하지원
이명세 감독이 6년 만에 나타나자 세상은 환호했다. 한국영화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여기에 하지원과 강동원이 캐스팅되자 세상은 <형사>를 훔쳐보고 싶은 욕망에 들끓었다. '금상첨화'란 정말 이런 조합을 두고 해야 하는 말이다. 황우석 박사도 복제하지 못할 하지원과 강동원의 매력. 그리고 이명세가 창조할 비주얼. 그 시너지를 엿보고 싶은 마음, 그게 프리미어 9월호 표지다.
프롤로그 : 신뢰의 힘!
하지원과 강동원의 표지 촬영을 앞둔 감동의 순간몇 가지. 가까이서 본 하지원과 강동원의 미모도 감동적이었지만, 스태프들이 일하는 모습도 감동이었다.
어떻게 하면 스타들의 비주얼을 최고로 끌어올릴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스타일리스트와 헤어 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오랜 시간 공들여 옷을 입히고 얼굴을 만졌다.
모두가 '완벽하다'는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 이 철저한 배우들은 절대 카메라 앞에 서지 않았다.
드디어 촬영. 감동의 후속타가 이어졌다.
자신들을 제외하곤 누구도 소화할 수 없는 옷을 평상복처럼 입고 있는 두 배우는 아주 상쾌하고 짜릿한 감동을 던진다.
촬영 컨셉트를 설명하자 능숙하게 위치를 정하고 표정을 공유한다.
어떤 포즈를 잡아도 당당하고 자신만만하다.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형사 Duelist>(이하 <형사>)도 마찬가지다.
이명세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별 2개를 먹고 들어가는 이 영화는, 감독과 배우, 배우와 배우 간에 단단한 신뢰를 쌓은 영화였다.
배우와 대화하기를 즐기는 감독은 밤마다 배우들과 다음 촬영에 대한 공감을 차곡차곡 와인 잔에 실었다.
자, 마지막 감동의 홈런.
어느새 이명세 감독과 프로듀서가 표지 촬영장에 나타났다. 배우 인터뷰 장소에 감독이 불쑥 나타났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던가. 잠시 당황. 그런데 막상 배우들은 긴장하는 눈치가 아니다. 반갑게 안부를 주고받은 그들은 때론 장난도 치면서, 촬영 시안으로 붙여놓은 강동원의 2002년 패션 화보를 재밌게 감상한다. "동원이 이 머리색 진짜 안 어울린다", "이때는 더 뽀송뽀송하네."(이명세 감독). 동시에 지금까지 머릿속에 쌓여 있던 배우와 감독의 관계에 고정관념이 하나 둘 부서져나가기 시작했다.
솔직한 토크: <형사> 촬영, 어땠어?
시나리오 읽었을 때 어땠나요? 이명세 감독의 시나리오는 한 편의 시집이라고 하던데.
강동원(이하 동원)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운다)
하지원(이하 지원) (미소의 의미에 공감한다는 듯) 너, 왜 웃어?
동원 음, 처음 읽었을 땐 무슨 소린지 못 알아 들었어요. 하하하.
지원 (웃음을 멈추고) 그림이 그려지는 시나리오라고 할까요. 드라마도 있긴해요. 하지만 읽는 동안 계속 상상을 통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시나리오였어요. 근데 다 읽고 덮은 뒤 '뭐지?' 그랬어요. 마치 꿈꾸고 난 뒤 꿈에서 깨는 그런 느낌이랄까.
동원 (책 넘기는 시늉을 하며) 나는 보고 나서 '어, 병판 대감이 어디로 갔다는 거야?' 이러면서 다시 읽었어요. 다 봤을 때는 '뭐지?' 보다는 '우와~, 이거 해야겠다'였죠. 읽자마자요. 물론 중간에 '병판 대감' 찾느라 몇 번 (앞으로) 돌아가긴 했지만요. 아직도 병판 대감이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하하하.
지문 속에 숨어 있는 그 험난한 고생길이 보이지 않던가요?
동원 워낙에 글이 아름답게 써 있어서 그렇게 (고생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선무도' 연습부터 했다면서요? 수양을 위한 무술이라 힘들다고 하던데. 특히 여자에게요.
동원 저는 안 했어요. 누나가 했지.
지원 (선무도란 단어를 듣자 눈가를 손으로 훔치며) 선무도에서 했던 무술이나 동작을 영화에 그대로 가져와 썼던 건 없어요. 현장에서 "도대체 우리한테 이거 왜 하라고 한 거예요!"라고 흥분하기도 했죠. 우리(하지원과 안성기)가 너무너무 힘들게 선무도를 익혔거든요. 감독님은 "너희들의 체력 단련을 위한 거다. <형사> 무술의 기본은 선무도다"라고 했는데….
동원 (장난스럽게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제가 봤을 때는, 감독님이 선무도가 멋져서 써먹을 수도 있겠다 했다가 막상 촬영 시작하니 써먹을 데가 없어 안 하신 거 같아요. 하하하. 저는 두 번인가 했는데 무릎이 너무 아파서 못하겠더라고요.
남순(하지원)의 무술은 동작이 큰 반면, 슬픈눈(강동원)의 무술은 우아하고 섬세하다고 들었어요. 전형적인 남녀의 액션을 뒤집은 거라 더 힘들지 않았나요?
동원 누나는 저보다 부딪히고 뛰고 구르고 찌르고 때리는 게 많은데, 저는 보통 숨어 다니고, 쓱 나타났다가 사라지고 그러죠. 하하. (하지원 웃다가 쓰러짐)
지원 (일어나서) 슬픈눈의 칼이 번쩍하면 사람들이 알아서 죽죠. 뭐 한 것도 없는데 칼만 딱 열었다 닫으면 사람들이 죽는 설정이죠.
검술은 쉽지 않았죠? 강동원 씨는 칼춤도 췄잖아요?
동원 검도 신을 현대무용으로 짠 거라서, 그걸 따라하면서 동작을 잡아갔어요. 검술은 비교적 제가 하기 쉬운 방향으로 맞췄죠.
탱고를 배워야 한다는 (이명세 감독의)말은 언제 나왔나요?
동원 (또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탱고도…(한숨), 말하자면 길죠!
지원 탱고도 시나리오 나오면서부터 감독님이 말씀하셨어요. 처음부터 염두에 뒀던 거 같아요. (강동원의 표정을 보다가 폭소)
동원 (계속 심각한 표정으로) 음, 탱고도 아까 말한 선무도와 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죠.
탱고를 추듯 둘이서 대결하잖아요?
동원 어떻게 하다보니…, 하하하.
지원 '탱고'라는 춤을 영화에서 보여주려고 했어요. 근데 감독님은 이게 탱고라는 식으로 딱 보여주는 건 싫다고 했죠. 기본적으로 탱고라는 춤이 스케일도 크고 신체 접촉이 있으니까 그런 걸 이용한 거 같아요.
동원 너무 좋게 해석하는 걸.
지나고 나니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은 거겠죠?
동원 아냐, 이건 얘기를 해야 돼. (강조하며) 찍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근데 안 썼어요!
지원 (웃다가 지쳐) 아냐, 나왔어.
동원 다 잘렸잖아?
지원 (갑자기 무언가를 이해했다는 듯이) 아, 우리가 칼을 들고 탱고를 하는 건 나왔지.
동원 음, 글쎄, 그건 탱고라기보다….
지원 (수습 분위기) 아, 저희가 칼 없이도 탱고를 췄거든요. 근데 찾아보면 나오지 않을까?
동원 그 대결 신 가편집한 거 봤어. 칼 딱 내려놓고 갑자기 탱고를 추니까 어색하긴 하더라고. 그래서인지 다 잘렸어.
(억울해하는 강동원을 위한 위로 모드)DVD에 나오겠죠.
동원 아마 꼭 나올 거예요!
동작 하나하나가 쉽지 않아 보여요. 한 장면마다 안무의 합이 정해져 있어서 힘들었죠?
동원 연습 진짜 많이 했어요. 쉬는 날도 없이 누나랑 매일 만났죠. 선무도는 일주일에 두 세 번 했어요. 선무도 연습 두 번 딱 들어갔는데, 선무도 하고 무용한 날은 아무것도 못해요.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요. 그리고 체력 길러야 한다면서 무술 연습하기 전에 1층에서 5층까지 토끼뜀으로 왕복 두 번씩 오가고 그랬죠.
촬영 스케줄이 굉장히 빡빡했다고 들었어요.
동원 빡빡했죠. 그나마 한가할 때는 숙소에서 계속 연습하고.
지원 그래서 한가할 때가 더 싫지 않았어? 촬영하는 게 더 나아. 하하하. 크랭크업 할 때까지 매일 연습했거든요. 더 힘든 거는 연습을 많이 했는데 현장에서 바뀌는 거예요.
동원 저는 하루 전날 (액션이) 거의 다 바뀌었죠.
지원 감독님이랑 (영화) 하려면 선수가 돼야 요구하는 게 딱딱 나오겠다 싶었어요. 무용학원에서 연습도 하고 해서, 현장에서 바뀌더라도 그나마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동원 씨는 영화 초반에 열심히 스쳐 지나가기만 하더군요(강동원은 대사가 거의 없다).
동원 감독님이 말하지 말래요. 입 벙긋 하는 것도 안 보여주고 싶다고.
현장 공개 때 손끝에 감정을 실으려고 했다는 말을 했는데 잘 되던가요?
동원 음, 무용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지 잘 되던데요.
그런 섬세한 동작을 촬영할 때 감독이 어떻게 지시를 내리나요?
동원 "눈을 부릅뜨고 나오다 갑자기 슬픈 눈으로 바꿔라" 이런 식이었죠. 아니면 "쌍꺼풀 진 눈으로 해라." 하하하. 얘기는 그렇게 하시지만 그것만 할 순 없잖아요. 나름대로 감정을 넣어서 해야 하니까.
영화촬영이 즐겁다는 걸 느꼈다고 했는데, <형사>가 이전 영화 촬영과 확실히 다르던가요?
동원 그동안 사실 영화를 찍으면서 부담이 많았어요. 근데 <형사>는 신체적으론 어렵지만 정신적인 압박은 덜했어요. 대사도 없으니까. 통틀어서 한바닥 정도 되나?(웃음)
둘이서 감정선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따로 연습한 게 있나요?
지원 대개 촬영 중반이 돼야 상대배우가 편해지는데, 연습을 많이 해서 이미 서로 편한 상태였어요. 놀랍게도 어떤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 배우들이 재밌게 촬영했는지 아닌지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서로 불편한 거 스스럼없이 얘기할 정도로 편했으니까 그렇게 보일 거예요.
동원 감독님이 너무 추상적으로 지시해요. 그걸 체화해야 하니까, 서로 의견을 많이 나누죠. 감독님은 되게 쉽게 얘기하세요. "그거 뭐, 이렇게 가면 되잖아, 이렇게 해봐." 그럴 때마다 저희는 미치는 거죠. 하하하.
지원 제일 힘들었던 게 탱고를 응용한 대결 장면이었어요. 저희는 탱고 '춤'만 배웠거든요. 오랫동안 춤 연습만 했는데 거기에 검술을 더하라는 거예요. 탱고는 상대방이랑 손을 잡고 해야 하는데, 칼을 들고 하니까 신체를 접촉하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저희들끼리 '이렇게 해보자'고 촬영 끝나고 밤에 동선 짜고 그랬어요.
동원 하도 답답해서 공원에 나가서 혼자 짜봤어요. 매니저 데려와서 칼 대신 우산 들고. 매니저는 쌍비단도 흉내 내려고 막대기 두 개 들고 연습했죠.
그렇게 연기하고 난 뒤 모니터 보면 감독의 말이 이해되던가요?
지원 굉장히 추상적이어서 말로 들을 땐 이해가 안 됐는데 막상 카메라에 담기면 '아, 그래서 이렇게 말씀하셨구나' 이해가 되죠. 스태프들도 감독님이 원하는 게 과연 될까 궁금해했는데, 화면 보고 이해하더라고요.
동원 한 번은 저쪽에 거울을 갖다 놓으라고 하시는 거예요. 스태프들이 난처해했는데, 나중에 보면 거울은 잘 보이지도 않고 거울에 반사돼 '번쩍'하는 게 보이죠. 그때서야 '아, 저거구나' 이해해요. 감독님은 보조출연자들도 놓치지 않고 다 봐요. 가끔씩 한두 명 놓치긴 했지만. (웃음) 어쨌든 너무 디테일하니까 왜 NG 났는지 감독님만 알아요. 우리한테 별말 없으면 '아, 우리때문은 아니구나'하고 안심하죠. 하하하.
이명세 감독과 세대차이는 안 느껴지던가요?
동원 있긴 있죠. 감독님이 옛날 영화나 배우들 얘기하는데 저는 모르겠더라고요. 이번 영화에 도움되는 고전영화들을 예를 들어가며 얘기하시는데, 그렇다고 챙겨 보기도 힘들거든요. "저는 모르겠는데요" 그러면 그 얘긴 끝나죠. 하하하.
이명세 감독의 이전 영화들은 봤어요?
동원 (갑자기 난색) 누나는 봤죠.
지원 <인정사정 볼 것 없다>랑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첫사랑> 봤고, 아 <지독한 사랑>도 봤다!
동원 나 벌써 다른 데에도 다 얘기했잖아. <인정사정 볼 것 없다>밖에 못 봤어요. 감독님이 촬영중간에 "내가 <첫사랑>에서 했던 거 있잖아" 비유를 하는데 저는 만날 "못 봤다" 그러고. (웃음) 그래놓고 다음에 찾아보려고 해도 시간이 정신없이 흘러가요. 나중에 다 보려고요. 다음에 감독님이랑 하게 되면 꼭 미리 다 보고 촬영 들어가야겠어요. (웃음)
한국영화 최고의 스타일리스트인 이명세 감독이랑 찍는다고 내심 기대한 건 없었나요?
지원 처음에 <다모>를 영화로 만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좋은 시선으로 본 건 아니었거든요. "드라마도 잘 됐는데 왜 영화로 만드냐"고 그랬어요. 근데 이명세 감독이 한다고 하니까 그런 얘기 다 없어지던데요. 저도 (이명세 감독과 하게 돼) 너무 좋았어요. 한번 (드라마로) 했던 작품을 다시 하게 돼 고민도 있었는데, 나중엔 <형사>에 몰입할 수 있었죠.
강동원 씨는 그래도 이명세 감독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죠?
동원 몰랐어요. (일동 폭소) 사실, 지금도 영화를 배우는 중이라 모르는 게 많아요. 어떤 감독이고 어떤 스타일인지 전혀 몰랐어요. 다들 되게 유명한 사람이라고 말을 해서 물어봤더니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찍은 분이래요. "어, 외국에 계신다고 하지 않았나?" 했더니 들어오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한참 드라마 때문에 정신없을 때라 다음 작품은 안중에도 없었기 때문에 시나리오 받고 본의 아니게 시간을 좀 끌게 됐어요. 그러다가 잠깐 짬 내서 시나리오 보고 바로 전화를 드렸죠. 그 다음날 드라마 촬영이 30분 정도 중단됐을 때, 밖에 나와서 감독님 뵙고 (캐스팅 결정) 하게 된 거죠.
하긴 요즘 20대 초반은 이명세 감독을 모른대요. 근데 찍어보니 매력이 있는 거 같아요?
동원 그럼요! 매력은 느꼈는데, 그게 어떤 건지 말로 설명은 못하겠어요. 감독님의 그 추상적인 표현법이나 시나리오에 나오는 예쁜 배경과 색채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재밌어요.
지원 씨는 지금 최고 전성긴데, <형사>를 통해 자신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겠어요.
지원 영화 할 때마다 그런 바람은 있지만 얽매이진 않아요. <형사>도 뭐를 보여주겠다는 건 없었는데, 감독님이 저도 몰랐던 모습들을 많이 뽑아주셨죠. 스스로도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표정이 보여서 너무 좋았지만, 관객들이 어떻게 볼 지가 제일 중요하죠. (잠시 생각하다) 근데 <형사> 하면서 가슴이 되게 아팠어요. 남순이 캐릭터가 걸음걸이 하나조차도 제약이 심해서 힘들었던 거 같아요. 본능적인 걸 건드리니까요. 다른 세계로 빠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심지어 감독님은 예쁜 표정을 짓는 걸 바라지 않는다고 하셨죠.
동원 (놀리듯이) 모니터를 볼 때 감독님이 그랬어. (성대모사) "지원이 너무 예뻐. 이거 이거 처음에는 좋았는데 점점 예뻐지고 있어. 이러면 안 돼."
동원씨는 곱게 차려입고 얼굴도 분바르고 나오는데, 분장하면서 쑥스럽지는 않았나요?
동원 (당연하다는 듯이) 아뇨. 저는 처음에 감독님이 슬픈눈 머리가 까마귀 깃이나 독수리 깃 같으면 좋겠다고 해서 한참 고민할 정도였는걸요. 비슷한 시안도 막 찾아봤어요. 근데 어떤 외국 잡지 보니까 정말 그런 가발이 있더라고요. 감독님한테 보여드리니까 "이거 좋네" 해서 돈 들여 사려고 했는데 국내에는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잘 아는, 한국에서 가발 제일 잘 만드는 아티스트를 찾아갔더니 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계속 쓰고 나오는 게 그 가발이에요.
동원 씨는 영화보는 것보다 촬영 현장을 더 좋아하는 것 같네요.
동원 보는 것보다 찍는 게 좋아요. 이젠 영화 좀 보려고요. 하하하.
마지막 촬영 때 기분이 어땠어요?
동원 촬영 안 끝난 거 같았죠.
지원 이 영화가 정말 안 끝날 줄 알았어요.
동원 제 촬영이 가장 먼저 끝났는데도, 끝나자마자 그 다음날부터 현장에 계속 갔어요.
그래서 <형사>는 비극으로 끝나는 건가요?
동원 그건 모르죠. 봐야 알죠~.
지원 보는 사람에 따라 틀려요.
그럼 혹시 열린 결말?
동원 그렇진 않지만, 아마 사람마다 다를 거예요.
<형사>를 꼭 봐야 할 이유가 있다면?
동원 좋은 영화니까 꼭 봐야 해요. (잠시 후에 불현듯) 안 보면 왕따 당해요. 아, 그런 분위기가 돼야 되는데!
지원 맞아 맞아.
차기작은?
동원 불러주시는 데가 없어요.
지원 어, 나도!
그럴 리가, 개런티가 비싸서 그런 거 아니예요?
(두 배우 모두 애매모호한 '열린' 미소로 마무리.)
에필로그: 열정, 그래서 솔직한 그들
순정만화 일러스트를 오려 놓은 듯한 두 배우의 모습 때문에 이날 몇몇 사람들이 눈이 멀었다는 소문도 있지만, 그들은 광채 속에 자신을 꽁꽁 숨겨놓기보다 모든 걸 솔직하게 드러냈다. 2000년부터 6년 동안 부지런하게 영화를 찍어온 하지원은 확실히 '모범생'에 가까웠다. 성실하게 대답하지만 오로지 영화에 한정된 것이었고, 카리스마 넘치는 얼굴에 어울리지 않게 낯을 가리기도 했다. 1년 만에 '스타'로 훌쩍 성장한 강동원은 인터뷰에 대한 선입견이 거의 없었다. 엄청나게 솔직했다. 재밌게 일하고 있으니 숨길 것도 없고, 애초부터 그런 걸 구분하지 않는 듯했다. 그의 솔직한 태도는 마치 오랜만에 후배를 만난 듯, 편안했다. 하지원은 강동원의 그런 태도에 일면 당황하고 일면 재밌어하며, 선배다운 말을 덧붙였다. 하지원이 '정답'을 던지면 강동원은 그 정답에 숨어 있는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식이다.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는 인터뷰!
이명세 감독이 이 배우들을 아끼는 이유를 알 것 같다. 한점의 그늘조차 없는 이 밝은 이미지의 배우들은 오로지 '열정' 하나로만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최고가 되겠다는 욕심? 그런 건 없다. 영화 자체를 즐기면서 삶의 기쁨을 찾아내는 배우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하지원과 강동원은 정말 영화를 좋아하는 배우들이었다.
이명세 감독의 말을 빌리면, <형사>는 색감이 곧 드라마다. 빛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색감의 최고치를 배경으로 배우들은 우아하게, 때론 격렬하게, 때론 슬프게, 무용하듯 움직인다. 하지원과 강동원의 몸, 그 아름다운 몸의 향연은 9월 9일 확인할 수 있다.
글_홍수경 기자 사진_한제훈
촬영후기
이보다 더 매력적일 순 없는 강동원 하지원
강동원의 눈이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시간은 오후 1시
매니저왈 " 이 시간이면 동원이가 자다가 몸 한번 뒤척일 시간이죠" 그러나 강동원은 강동원이었다. 진짜 졸린건지 졸린 연기를 하는건지 알 수 없을 정도 였으니까. 중요한 건 그의 뒤로 광채가 나고 있다는 것이다 역시 그의 체형과 미모는 원더풀이다.
<형사> 촬영후 뉴질랜드에서 푹 쉬고 돌아온 하지원은 생기가 넘쳐다 얼굴에선 빛이 났고 몸의 곡선도 아름다웠다 .
<형사>찍으면서 선무도와 탱고를 배웠다더니 몸의 곡선이 날개를 단 듯하다.
보물섬 스튜디오 한제훈 실장은 포토그래머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우 두 명을 앞에 세워놓고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테스트 촬영 더 좋은 구도를 위한 모니터링 다시 촬영... 어느 순간 이명세 감독이 불쑥 스튜디오를 찾았다 더 멋진 프리미어 표지르리 위해 배우들의 기합을 잡으러 온 것일까? 천만에다 그는 배우 스테프들에게 넉넉한 아저씨요 형님이 돼 주었다 모두를 감사합니다 <형사>대박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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