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상우,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다
처음 20 여 분.
등장인물이 야수로서의 정체성을 몸으로 보여주던 시간-눈이 휙휙 돌아가며 도시에 살아남은 그 야수의 에너지에 매력을 느끼다.
요즘 성격이 극단적이 되가는 건지,
차라리 권선징악의 결말이 반전으로 느껴지는 문화정서적 경험으로 인하여
웬만한 현실적 결말에는 별 느낌도 없어졌지만,
이렇게 끝까지 함 가보는 영화-좋다.
그래 가보는 거야.
주말엔 갈비 뜯고, 명절엔 고스톱 치고...그리워하는 행복을 묘사하는 이 과장되지 않은 순박함이 맘에 들었다.
어디서나 그렇듯 짧은 연설의 시간은 지루했지만
제목이 정말 딱이다 싶은 영화다.
생각해보면 야수전염병에 걸려 새로운 야수가 탄생하는 것은 살인의 추억 냄새가 나기도 했지만
쎄게 덤볐다 쎄게 넘어지는 이 영화는 역동적인 에너지가 강한 매력이었다.
장도영 경사의 마지막 모습에서는 킹콩이 떠오른다.
그래, 야수는 도시에 어울리지 않지.
그나마 킹콩은 연애라도 했지.
염정과도 담을 쌓은 장도영이야 말로 초순수절정의 야수임과 동시에
그래서 더 인간다움에 가까와진 인간적인 야수였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밥 먹는 거 방해하는 씬이나 마지막 담배도 끝까지 못 피우게 만드는 씬 같은 거-진짜 마음 아프다. 이건 정말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오진우의 마지막 선택은 외모 뿐 아니라 내면도 도영의 선택과 닮아있다.
추적은 정의를 위해 했지만 그의 총알에는 도영을 위한 복수도 숨어있지 않았을까,
도영의 분노가 동생의 복수로 타올랐던 것처럼.
그래서 논리적인 `왜` 없이 그냥 느껴졌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런거지-앵무새죽이기의 화끈버디버전.
마지막 궁금증은 하나.
그들은 왜 야수가 되었을까.
PS. 엄지원이 찾아간 무덤의 사진을 보는 장면. 같은 해에 일가족몰살-;;
권상우.
남자들의 꿈인 청순글래머의 대칭으로
여자들에게 많은 기쁨을 주던 꽃미남근육질의 선두주자라고만 생각했는데
이제 배우냄새가 난다.
영화보면서 정말 뿌듯하겠소, 그대.
유지태.
발음이 어찌나 또르르 자주 말려주시던지, 권상우 대사보다 못 알아 들은 게 더 많았다.
표정, 분위기 나무랄 데 없지만 이제 발음기초공사를 다시 한번 점검하심이 어떨지.
마지막 가발-은행나무 침대의 한석규 같은 느낌이었다....
손병호.
이러다가 악역전문배우 되겠다. 파이란보다 업그레이드 된 나쁜 놈.
나라도 그 웃는 낯짝에 신발짝을 던져주고 싶었다....
이한위.
전라도사투리도 일품이지만 오버하지 않으면서 역할을 확실히 인지하게 만든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아-했던 표정이 있었는데 음. 신뢰를 이어간다.
(이름은 모르겠는데 웃음의 포인트를 확실히 알려주는-수갑끊고 도망간 깡패의 명연기도 멋졌다)
다 보고 나오다가 내일(아니 오늘이구나...) 같은 회차에 권상우, 유지태의 무대인사가 있다는 공지를 봤다. 쉣. 이 둘의 실물을 다 볼 기회라니 너무도 안타깝지 않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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