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평소 즐겨본 축구라고는 어릴 적 한일전 밖에 기억이 없다.
지금도 K리그는 안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아하는 축구선수는 있어서
황선홍-이동국, 잠깐 이관우에서 지금은 차두리로 계보를 잇고 있다.
물론 기준은 외모^^

옛날에 한 2분 정도 꼬맹이들하고 축구한 적이 있는데
그 잠깐 동안도 무척 힘들었지만
의외로 재미도 있어서
이걸 잘하는 사람은 참 신나겠구나 싶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모두가 미쳤던 2002년 때는
이런 군중심리에서 좀 초연한 사람이길 바라면서도
몸이 따라주질 않는 나를 발견했었고,
이젠 무관심 할 줄 알았던 2006월드컵 때는 우연찮게 골목응원에 맛들려
여행중에 행선지를 바꿔가며 남의 가게까지 찾아들어가 경기를 봤었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
월드컵을 방패 삼아 넘사시런 짓거리를 하는 사람들도 꼴 뵈기 싫고
좀 못하면 선수를 잡아먹을 듯 덤벼드는 사람들도 뵈기 싫어서
우리나라의 경기는 그저 술 먹는 계기가 되었을 뿐
정작 경기는 술 먹느라 제대로 보지도 않는 바람에
나름 샤우팅 프리 수준에는 이르렀는데
신기하게도 새벽에 하는 남의 나라 경기는 은근 재미있게 보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봤자 본 경기가 얼마 안되지만
그중 베스트는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
인구에 회자되는 정대세의 눈물은 화장실 가느라 못 봤지만
점수 한 점 안나면서 그렇게 재미있는 50분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나중에 지고 나서 정대세와 북한감독의 인터뷰-져서 분하다는-는
브라질 이건 뭐건 이겨버리겠다는 귀엽기도 하지만 뭐 스포츠가 원래 그런거잖아-를 상기시켜주는
멋진 경기였다.

나름 응원했던 가나가 우루과이에 지고
(핸드볼 선수를 도덕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지만
그 정도는 골로 인정해주도록 룰이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어제 준 결승전은 모르고 지나갔는데
마침 깨어있는 이 시간
결국 결승전을 보고 있네.
축구는 몰라도
나는 월드컵을 좋아하긴 하나 봐...
왜냐면 누가 이기는 지는 중요하지 않거든.
다만 요즘 네덜란드 이미지가 나빠진 데다가가 카시야스가 있는 스페인을 응원하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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