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인형|Air Doll |空氣人形|2010


도시는 속이 텅 빈 사람들이 득시글거리는 곳이래.
노조미는 그 사실이 반가왔지.
마음을 가진 게 괴롭기도 했지만
노조미는 아버지(--;;)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할 수 있을 만큼
자신의 삶을 받아들일 줄 알기도 했지.
이따금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남들도 그렇구나 라는 생각이
위로가 될 때가 있긴 하지.
하지만 공기인형에게 위안이 될만큼 텅 빈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자신의 불행이 공기인형에게 위로가 될 정도라는 걸 알게 된다면
얼마나 더 불행해질까.
남의 불행으로 위안 받는 건 무례하다.

어느날 갑자기 마음을 가진 노조미가
아무렇지 않게 글도 읽고, 밥벌이도 하고, 미용실도 가고,
사라지지 않는 몸의 선을 지울 방법도 찾고 하길래
그냥 공기인형을 텅 빈 사람으로 받아들이려고 했는데
마지막 결말은 그게 뭔가요--;;
어째서 노조미는 제일 중요한 부분을
그렇게나 못배웠을까요--;;
인도가 됐든 차도가 됐든
정해주는 대로 따라갈 수는 있는데
그 블록을 넘나드시면
나 같이 융통성없는 사람은
그저 불친절하다고 느낄 밖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마음을 갖게 된 노조미가 창가에 서 있던 장면,
사랑하는 사람의 입김으로 다시 태어나던 순간의 경이로운 표정은
놀라운 배두나를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그 전까지 좀 더 중량감없는 몸짓을 보여주길 바랬지만
어쨌든 감독은 배두나가 캐스팅 된 순간 영화는 완성됐다고 쾌재를 불렀을 것이야 ㅋ

PS. 조제에서 순박한 리노베이션회사 직원이었던 아저씨가 공기인형을 구매하는 오타쿠로 나온다.
살던 집도 어쩐지 조제네 동네 같아 보여서 친근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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