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억척 어멈은 후회했다.
억척 어멈은 어떤 상황에서도 굳이 동정을 해줄 필요가 없는 대단한 능력자였는데
억척 어멈이 되기까지 이 인물은
이렇게 살기까지 뭘 보고 뭘 배우고 뭘 견디며 살았을까.
원제로는 용감한 엄마인 것 같았는데
억척이라는 번안은 우리 정서에 맞는 번안이었던 것 같다.
등장부터 엄청난 카리스마를 풍기던 김미숙,
극이 시작하기 전부터 엄동설한을 객석까지 전하며 실감나는 준비운동을 하던 두 배우.
자주보는 연극무대가 아니라 낯선 배우들이 많았지만
다들 무대를 꽉 채워주었다.
그냥 거슬렸던 건
삶에 달라붙는 대사라는 명목일 것 같은
성적인 것을 포함한 적나라한 대사 몇 개와
살아있는 동안엔 내내 나이를 먹지 않고 자란 아이같은 막내딸이
시신이 되어 갑자기 약간의 노출을 보이는 자세로 죽어있던 장면인데
엄마라면
그 추위에 당연히 자식을 덮어줄 것 같았는데
그 노출자세는 시신을 수습하던 부부가 나타나기까지 계속 됐다.
설마 이거 상업적인 판단이 아니었기를 바라고 싶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무 이유없는 연출이었다.
이렇게 작은 무대라서 가까이 느낄 수 있었던
체험형 연극으로는 흡족함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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