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제목은 히데코 같은데 영어제목은 숙희^^
낯선 매혹 앞에서는 모두가 약자.
세상물정 깨나 밝은 척 제 몸 값 까지 챙길 줄 알던 숙희,
책으로만 배웠다 해도 스스로가 누군지는 알고 있던 히데코,
용도와 목적에 따라 두 여자를 제대로 알아볼 줄 알던 백작.
하지만 그 낯선 매혹을 맞이하는 방법에 정답은 없고
정작 기습적인 연애의 소용돌이 속에서는
예수천당불신지옥^^이어서
허부적 거리며 진심을 들킨 두 연인이 살아남은 반면
가장 쿨함을 지키며 멋부리던 한 사람 만이 원치않는 결말을 맞이 한다.
순진한 얼굴, 당돌한 말투의 숙희.
아무것도 모르는 아가씨에게 한 수 가르쳐 주겠다는 숙희였지만
그녀의 사랑은 착한 걸 들키기 싫어하는 사춘기 소년의 첫사랑 같았다.
볼빨간과 풋풋함이 노련미 넘치는 도둑명문가의 후예를 한 입에 꿀꺽.
김태리, 여태 어디에서 눈에 띄지 않은 건지 믿어지지 않는다.
목소리, 노래, 발음까지 탄탄한 기본기가 느껴진다.
낭독자 가면을 썼다 벗었다 하는 히데코.
공포로만 길들여졌다고 보기에 그녀에게는 참으로 놀라운 재능이 있었다.
구중궁궐 같던 그녀의 마음이었지만 사랑의 습격은 그 첩첩 마음의 문을 단번에 열어놓는다.
김민희의 활짝 웃는 얼굴은 '순진' '천진' 이라는 어휘의 자료화면이 되기에도 손색이 없는데
그 환한 얼굴이 너무나도 잘어울리는 결말이어서 좋았다.
사랑에 빠질 법한 아가씨-였다는 것에도 공감.
하정우.
시대와 상관없이 이런 남자도 있었을 거라는 건 하정우라서 설득력이 있었다.
하지만 묘하게 주변과 섞이지 않는 느낌.
가끔 하정우는 자기만의 공기막 속에서 동동 떠다닐 때가 있다.
그럼에도 하정우 외에 누가 또 있었을까, 이런 안쓰러운 슈렉-이.
내내 노련미를 뽐내다가 마지막에서는 헐..스럽던.
조진웅의 연기는 매우 훌륭했지만
30년 분장이 필요없는 분들이 하셨더라면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을덴데-하는 아쉬움이 있다.
고우스키가 즐겼던 그 책들은 실제로 있는 것일까.
충분히 있음직한 책들이긴 하지만 아무튼 이 변태영감들의 독서모임-신선하다 ㅋㅋ
왠지는 모르겠지만 당겨진 렌즈 속 피사체들은 모두 어딘가 야해보였다^^
딱히 어디라고 댈 수 없을 정도로
영화 보는 내내 많이 웃었다.
즐거운 박찬욱의 유머감각^^
즐거운 박찬욱의 유머감각^^
연인들은 매혹적이었고
하녀는 귀엽고
아가씨는 애처롭고
백작은 웃기고
변태는 어이없는데
어딘가 박찬욱을 많이 존경하는 신인 에로감독의 영화 같기도 하고^^
첫 애정신은 아름다왔다.
자리에 없는 백작을 팔아 대화를 이어가며
풋풋한 감정을
솔직해서 도발적인 욕망으로 드러내던 아름다운 두 몸.
하지만 마지막 애정씬은 기대보다 덜 신선했고
준코를 희롱하는 장면의 노출에서는
무명배우 벗기기를 필수로 생각하는 것 같은 박찬욱에 좀 짜증까지 났다.
아가씨 오디션 기사 생각난다.
노출수위조절이 짜증(??)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연을 원하는 배우를 찾기 위해서라고.
그 철저한 미학정신 기준으로
이영애 정도의 연기력으로도 옷 입고 되는 게
남들은 다 벗어야만 가능하다니
종잡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사이 지나간 두 시간 반.
PS. 내가 즐기지 못한 노출씬과 내가 즐겼던 노출씬을 포함해 박찬욱의 자리를 잡아주는
황진미의 시선.
영화보면서 잠깐 방어기제 '승화'를 떠올렸었는데
나만 그런 건 아니었구나 ㅋㅋ
‘아가씨’, 뒷맛이 개운치 않았던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PS. 내가 즐기지 못한 노출씬과 내가 즐겼던 노출씬을 포함해 박찬욱의 자리를 잡아주는
황진미의 시선.
영화보면서 잠깐 방어기제 '승화'를 떠올렸었는데
나만 그런 건 아니었구나 ㅋㅋ
‘아가씨’, 뒷맛이 개운치 않았던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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