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 심청|유니버설발레단|2016|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매혹의 심청

시작 부분부터 설레게 애기 심청 둘이 등장한다.
가벼운 깨끔발로 뛰어가고 어른들한테 이쁘게 인사하는 게 전부였지만 
귀여움에 환호하기에는 충분^^

심학규가 젖동냥으로 키우는 장면은 없이 심청이 바로 아버지를 얻어먹이는 장면이어서
조선의 아부지는 앵벌이 대장으로 등장하시는 걸로 ㅋㅋ
30년의 역사 덕인지 심청은 매끄럽다.
한국무용도 자연스럽게 녹아있고 
영상의 활용도 효과적이다.
사실 이렇게 원작을 자세히 알고 본 발레도 처음이다 보니 
더 재미있게 본 것도 같고.
뺑덕어멈은 과감히 생략되어 있다. 

심청 역의 홍향기.
등장부터 월등한 팔다리 길이를 자랑하는데다가
받쳐주는 대로 나부끼는 몸은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온 몸이 관절인듯한 유연함도 굉장했다.

공연의 백미라고 발레단이 홍보하던 선원들의 춤은 멋있었지만
워낙 빠르게 진행되어서 오히려 힘들어보인만큼 아까웠달까.
정지가 어려워서 후다닥 해버린 거 아냐 싶기도 했다-그저 좀 더 오래 보고 싶은 욕심의 불평.

재미있었던 건.
다른 공연 같았으면 박수가 나오고도 남았을 무용수들의 군무에는 굉장히 냉혹(^^)했는데
별 고난도 춤 없이 그저 심학규와 심청이 재회하는 장면에서는 엄청난 박수가 쏟아졌다는-
역시 우리는 드라마를 좋아하나 봐^^

그냥 내 눈에 좀 거슬렸던 건 
자진해서 가겠다는 심청에게 선원들이 내내 너무 우악스러웠던 것-끌려갈때야 어쩔수 없었다쳐도 배 위에서까지는...원작에서는 효녀에 대한 동정심이 좀 있었던 것도 같은데...
용왕 하고의 러브라인 직후에 심청이 바로 왕비가 되는 것-합의된 사항이겠지만 쫌...
용궁 여신(?)들의 약간 생뚱맞은 이브닝 드레스 스타일,
내가 좀 오바인지는 몰라도 맹인잔치에서 시중드는 궁녀들을 보는데 업소냐--;;싶었던 것-돌봄의 느낌 보다는 술집분위기 였다...,
왕비간택 장면은 좀 더 재미있게 바뀔 여지도 많을 것 같은데 옷으로만 구분 되는 것,
왕비 심청의 춤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의상이 좀 춤추기 힘들어 보이기는 하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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