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의 혁명가 주민들
골조가 없는 집에서
환타지 소년과 백정이 함께 싸우는 모습을
같은 공간에 합성해놓은 것 같은 느낌.
민란의 시대라는 매혹적인 제목은 아랑곳없이
두 시간은 다양한 활극의 배경이었을 뿐
그 많은 많은 민초들 중 이웃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나마
제일 잘 알 것 같은 도치마저도
소풍나온 배우의 쉼표같은 느낌이랄까.
명가수의 모든 노래가 명곡일 수 없는 건 알겠지만
명가수들이 모여 다들 나들이 합창을 하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니다.
형사 이후로는 늘 느끼는 기시감이지만
이번엔 유난히
엮이지 않은 조각보를 보는 것 같았다.
강동원-한 많은 처녀귀신
하정우-사연의 기운은 증발해버린 그냥 산적
나머지는 그저 스틸 사진 속 얼굴 하나들.
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림책 속에 서성일 뿐.
처음 하정우가 사람 죽이기를 망설일 때
주변에서는 볼일 없지만 영화속에서는 흔한
사람 막 죽이는 인물말고
한 명이라도 사람을 죽이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다른 곳에서라도 더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화포를 조윤에게 들이대고 협박하면서
멋있던 조윤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현실 속의 악당들은 그렇게나 찌질한데
왜 드라마는 아직도 비현실적으로 폼잡는 악당을 지켜주는지.
어차피 말 안되기는 마찬가진데.
베테랑이 이미 넘어버린 그 낭만적 결말을
한번 더 우직하게 보게 줬더라면 후련한 맛은 있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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