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프롬(Ta prohm)
벵미알리아와 비슷한 컨셉인데 이 사원의 독특함은 사원을 덮치고 있는 몇 백년된 나무들이다. 가이드북에 보면 사람이 자연을 정복한 뒤 다시 자연이 사람을 정복했다는 표현이 있는데 정말 그렇다. 엎치락 뒤치락. 하지만 이제 이걸 보러 관광객들이 오니 사람이 다시 정복할 일은 없겠다. 자연의 승리인가.
톰 마논(Tom Manon)
아마 이 사원을 첫날 봤더라면 이후의 사원들을 비슷하다고 생각했겠지만, 이게 나중이라서 특별히 인상 깊지는 않았다.
타 키오(Ta Keo)
여기도 여러 개 중의 하나로 기억되거나 아님 이름 까먹을 사원 중의 하나--;;
앙코르톰 바욘(Bayon)
엽서의 주인공 큰바위얼굴들이 모여 있는 바욘 사원. 불교사원이다. 각각 조금씩 다른 얼굴들을 찍다보니 나름 미스터 바욘 선발대회^^ 그 아래층에는 사방이 긴 조각벽화들로 가득하다. 이야기가 있는 멋진 조각들. 마지막 날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큼 맘에 들어서 다른데 일찍 끝내고 다시 한번 갔었다.
앙코르톰 바푸온(Baphuon)
바푸온 사원 자체는 공사 중이어서 주변의 유명한 지점들만 구경. 앙코르왓 구경하다가 조각들을 많이 보게 됐는데 테라스들 멋지고 흩어져 있는 사원 건물들도 괜찮긴 했는데 이때가 정오라 헉헉 대며 보기 시작했다...
프레아 칸(Preah Khan)
꽤 규모 있는 사원. 로만 건축물을 볼 수 있었고, 지나는 관광객의 감탄과 설명에 솔깃해서 몰래 따라다녔다.
프레아 니악피안(Preah Neak Pean)
무슨 스타디움 같은 특이한 구조이긴 한데 한눈에 다 들어올 정도로 작고 또 조각이나 건축물은 비슷하다. 가운데 제일 높은 4면 타워가 있고, 그 앞에 있는 조각이 좀 특이했으나 무더위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라 한바퀴 휙 돌고 나왔다.
타솜(Ta Som)
사원 자체는 다른 사원들과도 비슷한 점이 많지만 맨 안쪽 건물에 거대한 나무가 덮치고 있는 광경이 인상적이다. 누구나 사진 한 번 찍어보고 싶어지는.
메본(Mebon)
내 리스트에는 없었는데 지나는 길이라며 오토바이 청년이 가르쳐 준 사원. 이 역시 사원 자체는 다른 샌드스톤 사원과 비슷했지만 한가한 가이드를 만나는 바람에 궁금했던 점 몇 가지를 들었다. 몇몇 사원 벽돌에 난 구멍은 천연접착제를 넣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고, 사원계단이 좁고 높은 건 힘들게 오르내리면서 겸허한 자세를 좀 갖추라는 뜻이고, 샌드스톤 사원들임에도 불구하고 색이 검은 것은 이끼가 끼면 푸르게 변했다가 검게 앉아서 그렇다고 한다. 어떤 샌드스톤은 초록색이기도 하다고.
점심시간에 같은 식당을 두 번 갔더니 일하는 처자가 아주 반겨준다. 부채질도 해주고 화장실까지 오토바이도 태워주고-이런 호사를... 역시 환타를 시켰더니 엄청 웃는다(첫날 스프라이트를 주문했다가 환타로 바꿨더니 갑자기 한국사람이냐고 물어왔다. 어떻게 알았냐니까 한국사람들은 전부 환타를 시킨단다--;;). 이 처자, 발랄한 직장생활도 귀여워 보이지만 냉정하게 얼굴만 봐도 이쁘게 생겼다(궁금하신 분들은 앙코르톰 식당가 33번 식당을 찾아보십시오^^).
캄보디아 처자들 미인이 너무 많아, 맞는 남자가 모자라, 모자라...
사원을 가면 어디나 난전처럼 헐렁한 가게들이 모여 있는데 음료수나 기념품 같은 것을 판다. 누구 하나 지나가면 호객전쟁이 시작되는데 재미있는 건 토시하나 안 틀리고 하는 얘기가 다 똑같다는 것이다. 인도차이나 영어는 일단 끝을 발음하지 않는다. 25는 트웬티 화이-, 올 하우-는 올드 하우스 뭐 이런 식이라서 나는 맨 날 눈알이 들어있는 커피를 마시고 있다--;; 그리고 베트남은 발음을 짧게 끊는 편인데 캄보디아는 잘린 상태에서 끝을 길게 끄는 경향이 있다.
상점의 상인들-주로 아이들이다-이 하는 말은 뭐가 얼마다, 살 거면 지금 아니더라도 자기한테서 사라는 거다. 깎을라 치면 자기가 사온 가격이 얼마고 자기이익이 얼마라고 얘기하기 때문에 좀 미안한 생각이 들게 하기도 한다. 내 생각에 바가지가 심한 것 같지는 않다, 한 1.5에서 두 배 정도?! 뭐 덜한 곳도 있고 더 심한 곳도 있겠지만...
오늘은 사원을 들어가는데 또 아이들이 따라 오며 레이디, 저한테 사세요 어쩌구를 하고 있는데 입구에 앉아서 표 검사 하는 아저씨가 똑같은 말투로 레이디, 바이 미- 하는 바람에 뒤집어지게 웃었다. 아이들은 영어를 제대로 배운 게 아니라 필요한 말만 외우고 있기 때문에 조금만 말이 달라져도 못 알아듣는다. 그래서 지나던 관광객들만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마침 맞은 편에서도 노랑머리 언니가 지나가고 있었는데^^
떠나기 직전에야 캄보디아 현지인들의 물가를 조금 알 것도 같다. 다른 날보다도 1시간 더 일찍 일어나서 나가보니 숙소근처에 아침 간이식당이 생겨 있었다. 크라체에서도 먹어본 적이 있는 죽-국물은 고기로 끓인 것 같다-에 간, 허파 같은 것을 얹어 주는데 숙소에서 어제 먹은 달걀과 빵의 1/6정도. 어제 길바닥에서 사 먹은 콜라는 식당가격의 반도 안 되서 양심가게에 감동한 나머지 그냥 담배까지 사버렸다.
이제 사원이 끝나서 내일은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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