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70 산 뗄모 San Telmo

   돌아가신 분께 건물 한 채 지어 드림^^

워킹 투어.
기타까지 들고 나와서 자작곡을 선보이는 나름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는 가이드가 
나름 중요하다는 장소들을 안내해주긴 했지만
별로 많은 정보를 주는 것 같지도 않고, 일단 좀 피곤해 보이기도 하고, 
돌아다닌 곳들 중에 기억에 나는 건
에비타 연설하는 모습이 보이는 건물과 엄청 큰 나무 뿐.
팁 줄땐 항상 남들은 얼마주나 보고 따라하는데 
그냥 당당하게 조금 줄 걸^^ 좀 후회된다.

워킹 투어때부터 비가 오기 시작하는 바람에 
몇 시간 발이 묶였다가 리꼴레타 묘지로 갔다. 
진짜 보다보다 이런 규모는 처음. 
무덤이라기 보다는 그냥 고인에게 집 한채, 빌딩 하나 지어주는 느낌?
분위기 다른 여러 동네가 짧은 거리에 모여있는 것 같다. 
여기 묻히는 건 엄청 비싸다고 한다.

일요일에 자판이 벌어진다는 산텔모를 가다가 길을 잘 못들어서 버스를 탔는데
이번엔 운전기사 아저씨가 그냥 오케이^^
똑같이 고마우면서도 일반 승객들이 내주는 것 보다는 덜 미안하지만 
이것도 진짜 못해먹을 짓이다--;; 
어쨌든 산텔모는 제대로 도착해서 구경 잘하고 왔다. 
지금 숙소는 교통의 요지라는 게 장점이긴 해도 물가가 비싼데
산텔모 같은데는 꽤 있어 볼만 할 것 같다. 
오늘의 횡재는 두둥~ 
5페소였던 입장료가 
외국인 관광호갱들의 입소문을 타고 60달러로 올랐다는
Bomba de Tiempo의 유사 공연을 두 팀이나 봤다, 캬ㅎㅎ!
엄청 많은 사람들의 흥도 굉장했고
길거리 공연이니 음주흡연 관람 가능^^
거기다가 브라질 처자들의 삼바흥은 구경 만으로도 멋졌다. 
이래서들 그렇게 꼭 보라고 했었구나.
사실 저녁 때 Tango거리공연이 있다고 해서 기다렸던 거지만
이게 더 재미있었다.
일요일의 관광버전 산텔모도 신나지만
평일 맨정신 버전 산텔모도 재미있을지 궁금하다.

숙소 방에 여섯 사람 중 두 사람이 장기투숙을 하는 취업생들인데
그 중 하나는 무려 발레리나 였다고 한다. 
다양한 직업의 세계 중에서도 특이한 직업군을 만나다..

Day 69 씨캣 Seacat


두 시간 가까이 연착.
자주 있는 일인지 오늘이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도착해도 남을 시간까지 콜로니아에 묶여있었다...헐.
기계적인 결함이라고 들었는데 
아무튼 안내방송할 때 마다 환호성을 지르던 사람들은 여전히 미스테리.
이 배를 타는 이유는 터미널이 시내에서 가깝기 때문 뿐. 
스페인어 할 줄 아는 미국 처자가 옆자리 였는데 
약간 껄렁한 듯 탁 트인 성격이 독특해서 인상적이었다.

예약한 숙소는 걸어서 올만한 거리.
시내 한 복판이라서인지 경찰이 엄청 많다.
경찰서가 몇 집 건너이고 
모퉁이마다 진짜 총을 든 경찰이 서 있다는 건 든든할 수도 있는 거지만
옷가게에도 가드가,
무장 경찰이 이렇게 많이 배치될 만큼 위험한 곳인가-라는 반문이 든다. 
별 다른 일 없이 
또 다시 버스 타고 배 타고 짐 지고 걸어서 숙소 도착 뒤 포식 후 취침 
꺅.   

Day 68 Tango



아홉 시 반 조금 넘어갔을 땐 휑하던 먹자시장 한 귀퉁이의 작은 방에
슬슬 온 동네 멋장이들이 모려들기 시작했다.
평범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어딘가 한 구석이 다 특별한 복장이다^^
땅고에 구두는 필수라더니 역시 다들 구두는 신고 있었다.

사실 땅고 공연인 줄 알고 왔는데 
와보니 땅고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땅고의 날-이랄까?
누군가는 느긋하게
누군가는 취한 듯
누군가는 엄격하게
다들 다른 얼굴이지만
춤과 잘 어울린다.
간간히 놀라운 실력자들이 등장해서 시선을 사로잡기도 하고.

약속한 사람이 아니라 음악에 따라 추고 싶은 사람들이 나서면
알아서 파트너가 되어주는 식이다.
누구에게나 청할 수 있는데
거절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마도 불문률이 아닐까.
형식미와 기교가 살아있는 춤을 이렇게 편안한 분위기에서 보니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한 십 분간 들었다
-가 사라졌다 ^^

그 짧은 사이에 프랑스에서부터 땅고를 좋아했다는 처자를 만나 
나의 초단기 스페인어 연습을 좀 했다.
그 옆에 있던 우루과이 주민께서 나중에는 
너 영어 좀 하냐-며 답답해 함 ㅋㅋ
자그마치 새벽 세 시까지 이어진다고 해서 버스 끊길까 걱정했는데
드문드문 올 뿐 버스는 24시간 운행된다고 한다.  

낙담의 몬테비데오

시티은행이 있지만 시티은행 출금기는 없어서 반가워했던 나의 마음이 쭈그렁.

시캣의 페리가 터미널에서 오히려 비쌌고 직원이 원래 인터넷 가격은 인터넷만 가능하다길래 흥분하고 돌아왔는데 알고 보니 내가 본 숫자는 아르헨티나 페소. 다시 노트북을 빌려 결제를 하려니 마지막 단계에서 뭔 다른 지불 회사를 등장시키더니만 카드는 결제됐다는데 예약은 안된 황당한 상황이 됐다. 그냥 페이팔로 할 걸. 결국 터미널 다시 와서 티켓 사고 먼저 것은 온라인으로 취소를 하라는데 뭐야, 이 퐝당한 시추에이션은....

Day 67 맥주 안 마신 날




쨍한 낮 같은 아침이었는데 저녁엔 뭔가 빗방울 같은 게 뚝 떨어지면서 변화무쌍한 날씨.
알찬 계획을 담당하는 브라질 친구 덕에 거의 반값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고기는 갈비, 등심, 안심 뿐 아니라 간, 콩팥, 곱창까지 다채로와서 좋은데
샐러드는 뻔하다-상추, 토마토에 발사믹 식초와 올리브 오일.
양파는 싸더만 양파가 들어간 샐러드는 고기 값에 육박한다.

오랜만에 계란 부쳐먹는 재미가 쏠쏠한 아침을 챙겨 먹는데도
무슨 입시공부를 한다고 
스페인어 수업이 끝날때쯤이면 배가 고파진다^^

칩이 든 카드는 남미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더니 오늘은 그 현장을 목격했다.
손님 두 명 계산하는데 이십 분이 걸렸다더니
항공사 직원이 항공권 변경 가격 알아보는데만 한 시간 걸리는 것도 체험하고.
그 두 가지 쫓아다니느라 한 것도 없이 피곤해졌지만
오늘도 그 서점에서 커피는 한 잔.
남의 노트북까지 빌려서 부에노스 아이레스 행 페리 예약한다고 낑낑대다 결국은 실패.
Colonia Express의 그 외진 터미널 가기 싫어서 
Seacat 을 한 번 예약해보겠다는데 도와주질 않니...



Day 66 몬테비데오 해변길 Rambla de Montevideo


야무지게 일일계획을 짜오시는 브라질 친구의 계획이 오늘은 쇼핑몰이어서
나는 패스-오늘은 일일 자유 여행이다.
바닷가 길은 멋졌고 미술관도 한적하니 좋았다. 

조금은 눅눅한 바람이 불었지만
상쾌했다, 몬테비데오 해변 길을 걷는 것은.
야자수가 자란 바닷가를 굽어보는 아파트가 멋스럽게 서있고
걸어서 해수욕을 하러 갈 수 있는 수도.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동네지만
어쩐지 사람들의 얼굴은 느긋하지가 않다.
하지만 충분히 길고 예쁜 길. 

Museo Nacional de Artes Visuales
세월이 앉은 눈가
깊은 병에 한 기운을 빼앗겼지만 평화롭게 살아남은 아름다운 얼굴
가족과 세월을 같이 찍은 사진들
상표에 압도된 옷을 입고 있어도
거대한 사진 아래 앉아 있어도
작가의 사진 속에서는 사람의 얼굴이 먼저 들어왔다.
사진 속의 이런 느낌은 
작가들이 사진찍는 순간에만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만 같다. 
아름다운 Gabriela.

오늘도 계속 문제풀이만 할 기세여서 
선생님을 졸라 말하기와 듣기 연습을 했다.
역시 관록의 선생님은 눈치 빠르게 코스 밖 레슨을 시전하시었다.
감사합니다!

Day 65 책의 도시


여행 다니면서 이렇게 많은 서점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크고 작은, 새 책과 헌 책, 실내 복합공간부터 길거리 자판까지
여기저기서 책을 판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책 값은 비싼 편이라고 한다. 

스페인어 수업 둘째 날, 
중고급반의 브라질 친구, 같은 홈스테이 같은 반의 터키 친구와 
몬테비디오 도시 관광을 나섰다.
아침을 먹고 나왔는데도 수업이 끝날 무렵엔 배가 고파져서
제일 먼저 먹자골목에서 밥을 먹었는데
그러고 나니 네시가 넘어버렸고
가려했던 전망대도, 솔리스 극장의 안내도 이미 다 끝나서 결국
다시 아까의 서점으로 돌아왔다. 
Pablo Ferrndo 서점.
아주 큰 규모는 아닌데 극장 같은 건물 1층엔 매장이,
2층엔 매장과 카페가 있다. 

화사했던 아침에는 전혀 예상 못했는데
바람이 엄청 불고
이렇게 바람이 불고 난 뒤엔 비가 온다고 한다. 
어제 홈스테이에서 일하시는 분이 비올거라 하시더니만.
진짜 하루만의 날씨 변화가 드라마틱 하다.

아기자기한 수도 몬테비데오.
드문드문 오래된 건물들 사이로 도시의 움직임이 보이는 것 같은.
아직 휴가 기간이 다 끝나지 않아서 인지 조용한 편이기도 하고
조금만 가장자리로 걸어나가면 멋진 해변가 길이 보인다고도 한다. 
공기만 맑았다면 많이 걸어다녔을 것 같은데...
스페인어 진도는 순조롭다^^
하지만 언제쯤 말을 하게 될까--;;  

Day 64 스페인어 학교 Spanish Uruguay


놀랍게도 나보다 먼저 이 집에 묵고 있던 동급생이 있었다.
무려 일주일 전에 도착해서 
온 도시가 잠자는 연말연시 휴가기간 동안 
두고 온 아들을 그리워하며 문 닫은 온 동네를 돌아다녔다는...

관록있는 몬테비디오 경력자 급우^^의 안내로 무사히 버스타고 학교에 도착.
이 얼마만인가, 책상 앞에 앉아 수업을 듣는 것이~!
걱정과 달리 졸립지 않았다-달랑 두 명인데 졸렸으면 얼마나 민망했을지.
배운 도둑질이다 보니 
얼추 파악되기를
열정보다는 관록의 수업이다. 
나의 기초가 워낙 바닥이다보니 
두 달여 동안 여기저기 주워들은 것들은 
고작 하루에 다 정리되었다^^
그래도 주워들은 게 있어서 
그나마 수업을 여유있게 들을 수 있는 셈.
어차피 궁금한 거 물어볼 사람이 필요했을 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으니까
소규모 수업을 일주일 간 알차게 활용해 보기로 한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암기가 제일 중요한 때.
별로 할 게 많지 않은 도시에서 스페인어를 배우는 건 괜찮은 생각이었다.

세상이 정말 다 똑같이 나빠지고 있는 건지
어느 나라에서 온 사람이나 다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미디어의 폐해, 돈벌이 정치, 빈익빈 부익부, 자본주의의 부작용 등등.
지금까지는 다들 도시를 떠나자는 게 답이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그래도 이 경쟁에서 이겨야지-라고 말하는 사람을 처음 만났다.
아무래도 자식키우는 사람의 심경은 다른 거겠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