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와이프|Good Wife|2016


첫 회는 좀 많이 미쿡스러운 느낌이었다.
아직도 태준과 혜경의 부부사이나
위기에 닥칠 때마다
가족을 위해서 아내를 위해서라고 호소하는 이태준
-한국에서 인기있는 공직자의 변명이란 오히려 조직의 명예나 국민을 팔아대는 것이므로-
는 여전히 좀 그래 보이지만,
매 회 등장하는 사건들이
아마도 끝까지를 관통하고 있을 이태준과 다 연관되어 있고
개별 사건이 해결되면서 전체적인 사건 속 인물들은 점점 모습이 다양해져서
점점 더 궁금해진다.
좋은 사람-나쁜 사람 이런 구도로만 보기에
모든 인물들은 굉장히 입체적이다.
성장해나갈 혜경 만이 한쪽에 가깝게 있고.

나쁜 놈을 나쁜 놈을 이용해 잡는 것이 왜 나쁜 지를
자기 하나 살겠다고 몸부림치며 보여주는 검사 이태준,
살 궁리 하다가 자기를 찾아가고 있는 김혜경,
절실한 혜경을 통해 같이 성장해갈 것 같은 서중원 주위로
법조계 인간 군상들이 등장해서 재미를 준다.
원작이 좀 궁금하긴 하지만 무려 7시즌이라니
좀 엄두가 안나긴 한다^^

이태준|유지태
강하고 나쁘고 무섭고 멋있다.
나쁜 놈들에게 쫓기며 나쁜 놈들을 잡는 동안은
자신이나 자신을 돕는 사람이 나쁜 지 아닌지 생각도 하지 않고,
혜경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분노하고 범법까지 저지르지만
그 모든 위험을 본인이 자초한 것도 생각하지 않는
급을 알 수 없는 나쁜 인간인데  
유지태라는 옷을 입지 않았다면 멋있지는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이나 친구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훽 풀어져 아무렇게나 대하는 사람들에게
사회생활 하듯이 대해보라는 충고를 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었는데
집에서도 정치하는 이태준이 아마 그 실례가 될 수 있겠다.
설득력 있게 호소하고 부탁하고 협조를 구하지만
불행이도 그의 아내는 그것에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 똑똑하다^^
 
힐러에서 살짝 가늠했던 유지태 ver.2.0의 제대로 판을 보는 느낌.
보통 열연배우 하면 떠오르는 선굵은 배우들 혹은 촘촘한 디테일의 배우들 말고도
전혀 다른 스타일의 열연배우가 가능하다는 걸 유지태가 보여준다.
아름답기만 하던 20대와 별로 달라진 것 같지 않은 얼굴로 이토록 새로운 모습이라니
그동안 잘 살았나 보다, 유지태.
이제 천리안 소년은 점점 더 먼 기억속으로 가겠지만
어디서 또 우뚝 설 지 다음이 기대된다.

김혜경|전도연
강하지 않고도 정면을 피해가지 않는 말하는 혜경은
정직하고 당당해 보인다. 
중원을 만나러가며 태준과 나누던 대화는
그녀를 잘 아는 태준이어서 더 비수가 되었을 것이고
대한민국 검사계에의 미래와 과거에서 어떤 존재였든
뜨르르한 섹스스캔들의 주인공인 이태준을 아직 남편이라 부르며 같은 집에 재워주면서
집안 일, 밤 일 용도 별로 사용하는 혜경
-굿 와이프가 이러시니 신선하네요 ㅋㅋ
눈살 찌푸릴 만한 진상들을 가장하지도 미화시키지도 않고 자신만의 이해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자신감 있는 김혜경.
스스로를 인정하는 데도 오만과 비하 없이 순한 모습이 오히려 강해보이기도 한다.
화려하게 눈부시지 않는 발효된 밝음 같달까... 
따져보면 이런 역할을 하는 전도연은 처음 보는데도
익숙한듯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혜경이 아침 밥상과 출근 사이 갑자기 앞머리를 자르고 나타났다.
난 설마 전도연이 극아마추어리즘적 미모획득 프로젝트를 가동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해서
전 날 거절은 했지만 아마도 서중원에게 예뻐 보이려고
시청자들 모르게 24시간 미용실에서 머리 좀 했나-억지로 이해해줬는데
그녀는 로맨스보다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영화 같았으면 아예 가능하지 않은 짓인데 이게 전도연이 이해한 TV와 영화의 차이인가?
전도연 마저 이 지경이라니...대실망. 
 
서중원|윤계상
연기를 딱히 못하는 것 같지 않지만 윤계상은 항상 머릿 속의 누군가를 흉내내는 것 같다.
일부러 목소리를 굵게 내려고 무리하다가 몸에 익어버린 것 같기도 하고.
더 이상 로맨틱 할 수 없는 매력 인물인데
아마도 혜경을 달려가게 하지는 못할 것 같은 어딘가 부족한 마력.
하긴 제목에 발목을 잡혀 있으니 혜경이 달려가기는 여러모로 힘들긴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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