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Veteran|2014
김승연이 돈 내고 사람을 때렸다는 뉴스를 듣기만 했을 땐
그냥 미친-하고 말았던 그 장면이
류승완의 손에서
사람노릇, 인간 대접, 돈으로 해서는 안되는 것을 묻는,
모두가 안다고 착각하고 아예 묻지도 않지만
사실은 어느 샌가 사라져
어쩌면 지금의 비애의 깊은 뿌리로 묻혀버린
그 사람됨의 경계를 묻는 질문으로 태어나 있었다.
슬프기도,
이건 정말 안된다는 경각심이 들기도 하는.
그래서 달려가는 엔딩이 시원했다.
조태오가 몸기술을 연마할 때부터 마지막에는
법이나 총같은 것 말고
진짜 후려갈겨 주기를 바랬는데
맞은 횟수로야 서도철이 더하겠지만
원없이 싸다구를 날려주어 통쾌했던.
현실적이래봤자 영화일 뿐인데
모든 영화가 굳이 현실의 우울을 재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던 차에
서도철이 나타나줘서 고맙다.
진짜 세상에 없으면 어때.
원래 저게 맞는 거라고 얘기해라도 해줘야지!
류승완의 제작동영상을 다시 봤는데
'감당할 수 없는 범죄'라는 말이 목에 걸린다.
저런 말은
너무 충격적이어서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는 경우에 써야 하는 건데...
베를린과 부당거래 이후의 성숙일까.
류승완의 드라마가 갈수록 맘에 든다.
좋은 놈 나쁜 놈 가릴 것 없이
삶에서 떨어지지 않는 주인공들.
형사들의 고달픈 삶 뿐 아니라
조태오 역시 혼자 자라난 썩은 종자가 아니라는 것을
그 애비까지 챙겨 보여주기도 한다.
항상 뭔가 급이 다른 것 같은 류승완의 액션은
베를린의 코멘터리 이후로
혼자 웃으며 보게 된다.
가장 아픈(혹은 아파보이는) 액션을 짠다던 말이 생각나서^^
사람과 사람이건 사람과 사물이건
항상 좀 새로운 조합의 액션이 매력.
이번 영화의 대박은
잠깐 나오신 분들의 혼신의 연기.
먼저 유행어 한 두 개로 묻히긴 아까운 정웅인.
이제까지와 너무 다른 역할이었는데
두고 두고 마음이 아플 정도다.
그 다음은 의외의 발군 장윤주.
연기 처음인 게 맞나 싶게 무식한 클럽스타일 형사로 너무 잘 어울렸다.
덕분에 많이 웃었어요^^
천호진과 진경도 대단했다.
너무 많이 본 것 같지만
그래도 듬직한 황정민과
묘하게 '천만 요정'이 잘어울리는 오달수,
이런 미친 쓰레기에 도전한 용감한 유아인까지.
시원한 오락영화 탄생.
배우이름과 얼굴이 같이 나오던
예의 바른(^^) 크레딧도 끝까지 보고 나왔다.
PS1. 맷돌 손잡이는 어처구니 인줄 알았는데 어이도 같은 말이었나 봐....
PS2. 김승연 만이 아니었네. 최철원도!
PS3. 충격적이어서 기억하고 있던 CJ 살인청부 임원 무죄사건-베테랑의 배급사에서 일어난 일...
태오의 한마디를 빌자면 '어이가 없네'
http://www.nocutnews.co.kr/news/665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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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다_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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