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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 리비키-에런 위컨턴|Dan Rybicky-Aaron Wickenden|93분|미국
동네 축제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다가우연히 다큐멘터리 작가 둘을 만나
자신의 이야기와 그림을 선보일 기회를 얻게 된 노년의 어느 아웃사이더 예술가이야기.
어떤 부분도 미화하지 않겠다는듯 새롭게 드러난 반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 같은데,
그리고 그의 그 사건이 그의 말대로라면 치명적이지는 않은 것도 같지만,
또한 그 역시 '생존'만 하며 살아온 것이 물리적인 속죄가 될 수도 있겠지만....
뭘까.
어딘가에서 스며나오는 야심의 스멜.
다큐멘터리 작가들은 8년이나 공들여온 프로젝트를 그냥 놓치기 싫었을 것 같고,
전시장 이사진들도
이미 벌어진 일, 수습할 수 있다면 좋은 쪽으로 선택하고 싶어햇을 것 같고,
더는 잃을 것도 없는 그 역시 마지막 기회를 붙들려 못할 일이 없었을 것 같고...
호감이 가지 않았다.
여전히 '아이'가 살아있는 것 같은 그의 표정과 생활,
무엇보다 그의 그림이 그의 인생을 증거하는데도
마음이 가지 않았다.
의혹을 자세히 소개하고
그 당사자에게 기자가 질문을 했지만 답이 없었다로 맺는 뉴스들이 꽤 있다.
아무것도 확인된 게 아닌데
묵묵부답 자체가 질문자의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느낌의 마무리.
그런데 이 영화는 이 방법을 안톤 사건의 검증 마무리로 썼다.
인터뷰를 외면한 다수를 미응답자로 두고
단 한 명 그의 예술 세계를 전적으로 이해하고 지지하는 피해자를 내세웠다.
거대한 비리들이 숨어들어 더는 파헤칠 수 없을때
의혹을 거두지 않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오랜 상처를 더는 얘기하고 싶지 않거나
가해자의 삶에 충분히 동정해 더는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는
피해자들의 묵묵부답을 이렇게 다루는 것은 좀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명에게 일어난 한가지 사건이
여러 명에게 똑같은 크기의 즐거움이나 불쾌감을 남기지는 않는 것인데.
두 감독은 괜찮은 다큐멘터리 소재를 찾았고
안톤은 소원대로 자신의 자서전을
결정적인 위기를 넘어 멋지게 마무리했다.
아무도 더 이상 궁금하거나 호감가지 않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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