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슬렁거리다가 음악소리가 들려 들어갔더니 야외음악당에서
콘서트홀 공연을 생중계 해주고 있었다.
어디에도 안내가 없어서 발레공연을 프로그램에 맞춰보고서야 알았지만...
나중에 들어가 본 콘서트 홀은 꽤 작아서
보통의 발레공연에서는 불가능한, 엄청나게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실제로 본 사람들은 대박.
그 좁은 무대에서 공연이 정말 힘들었을텐데
두 무용수 모두 멋졌고,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고난도의 동작은 거의 다 볼 수 있었는데
발레의 매력을 최대한 보여주려는 의욕도 있었던 듯.
제대로 들은 건 마지막 곡 뿐인데
특유의 발랄함이 절제된 좀 다른 모짜르트는
발랄한 모짜르트 만큼이나 한 방이 없다^^
제일 보고 싶었으나 매진되어 포기했던 공연인데
실황생중계로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밀회의 선재가 선망하던 손열음이 선재부분을, 김다솔이 혜원부분을 연주했다.
유튜브 채널에 동영상 올라오기를 기대~
프랑스 작곡가들을 주제로 한 행사에 예외적인 선곡이 좀 있는데
아마도 슈베르트 환타지아는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은 선곡이 아니었을까-짐작한다.
음악제라 그렇다고 하고 싶지만
사실 아주 유명한 작곡가만 알고
아주 유명한 곡만 아는 처지에서
처음 들어보는 곡들이 대부분인 건 어쩔 수 없는 것인데
미술관에 도슨트가 있듯이
연주 전에 연주자들이나 선곡자가 생각하는,
혹은 듣는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곡의 매력을 좀 설명해주면 좋겠다.
그런 게 없었기에
바버는 좀 심난했던 걸로,
티에리는 의외로 재미있었던 걸로
프랑코는 별로 기억도 안나는 걸로^^
아마도 이번 음악제에서 새롭게 알게된 맘에 드는 유일한(^^)나만의 신곡.
김다솔이라는 연주자도 그렇지만 이 곡도 맘에 들었다.
이름만 듣고서는 되게 심란한 음악일 줄 알았는데
영창피아노 테마송으로도 손색이 없는 맑은 느낌.
유튜브에서 링크 가능한 연주
김다솔의 연주와 비슷한 분위기의 또 다른 연주
https://www.youtube.com/watch?v=K1XIQEwvttc&list=PLUSRfoOcUe4aLALMxowkZrSsbo_6NWk7-
신지아와 송영훈의 라벨은
초반엔 둘이 너무 따로 실력을 뽐내는 것 같았다가
뒤로 갈수록 호흡이 맞아갔다.
둘 다 파워가 엄청났는데
알고 보니 신지아가 바로 차이코프스키 콩쿨 수상자 신현수.
얼굴도 좀 달라졌고(^^)이름도 바뀌었는데
중성적인 이름 좋아하는 나는 좀 아쉽네.
슈만, 브람스, 슈베르트를 내가 좋아한다고 얘기하는 건
그들의 음악을 많이 들어봐서 잘 알기 때문이 아니라
들어본 제한된 곡들 중에서 좋다고 느낀 곡들이 다 그들의 곡이었기 때문인데
오늘의 슈만과 브람스에는 그 즐거움이 없었다.
피아노 곡들만 편식하는 취향에게는 어쩌면 음악제 자체가 좀 별로인 걸지도 모르겠다.
악장과 악장 사이
연주나 지휘자들은 머리도 다듬고 땀도 닦고 심지어 조율까지 하면서
방해가 된다고 박수는 못치게 하는 게
너무 격식을 따지는 같아서
손열음과 김다솔 처럼
차라리 다 붙여서 연주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음악제에서
곡 전체가 아니라 맘에 드는 악장이 따로 있는 경우를 겪어보니
악장 별로 연주하는 게 안내정보로는 괜찮다는 긍정적인 면도 발견했다.
하지만 나중에 찾아볼 수도 있으니
연주는 역시 이어서 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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