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DF 2014|그 노래를 기억하세요?|Alive Inside: A Story of Music & Memory


Directed by 마이클 로사토 베넷 Michael ROSSATO-BENNETT USA l 2014 l 74min
http://www.eidf.org/kr/2014/openning

'생기없음'이라는 물건이 있다면
그것으로 꽉 차 있을 것만 같은 요양병원에서도
특히나 아무런 미동없이 홀로였다는 할아버지가
눈을 손을 머리를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단지 음악이 나오는 헤드폰을 씌워주었을 뿐인데.
혹시나 더 흥분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던 조현증 환자도
의외로 즉각적인 감정 발산을 제어한다-
영화의 이 시작은
앉은뱅이가 벌떡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는 것 같은 신비로운 충격을 주었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사실 모든 인류의 도착지점, 그러니 우리 모두의 미래인
노인들이 생기를 잃게 된 이유와
어떻게 음악이 이렇게 큰 변화를 끌어내는 도화선이 될 수 있는지 차분히 들려준다.
 
똑같이 이가 없고 쭈글쭈글한데
아기와는 절대 다른 대접을 받는 노년기.
그 시간이란 과연 무엇인지를 찬찬히 설명해주는 차분한 인간설명서 같은 다큐멘터리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별하고
전과 달리 스스로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지고
요양원이라면 자유도 없는,
이 모든 변화가 한꺼번에 찾아오면 어떻겠느냐던 질문은
화들짝 가깝게 다가왔다.

지금도 테마곡처럼
어떤 기억 혹은 어떤 사람을 그때인듯 불러주는 음악의 힘을 생각하면
이 영화의 얘기는 사실 아주 놀라운 것이 아닌데...
그만큼 내 머릿속 노년이 화석화되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내가 엔터테이너라 폄하하며 듣지 않는 많은 음악들 또한
지금은 상상할수도 없을 에너지의 청춘들이 
추억을 스스로 찾을 수 없을 만큼
힘이 없어지고 외롭고 그래서 도움이 필요할 때
추억과 감성을 되살리는 길잡이가 되어 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예술의 자유란 소중하군요...

한 사람의 꿈이 모든 인간의 미래에
남아있을 것 같지 않던 생기를 모아주는 기적같은 이야기였다, 아직 진행 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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