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DF 2014|마르마토|Marmato


감독 : 마크 그리에코 Mark GRIECO | 미국 | 2014 | 87분 | 페스티벌 초이스

너무나도 그 결말을 잘 알 것만 같던 마르마토 이야기.
언제나 그렇듯 떠오르는 의문들은 비슷하다.
애초에 저 금이 많은 산은 어쩌다가 주인이 생겼을까?
30%만 고용이 승계된다면 왜 나머지 70%는 고용뿐 아니라 재산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억지로 떠나야 하나?
처음의 공공의 행복을 계산하던 공리주의에서는
분명히 전체 행복에서 전체의 고통을 빼는 계산이었을텐데
이제는 실체도 모르겠는 국익이라는 이름뒤에 숨은 소수가
존재하는 다수를 하나씩 고립시켜
마땅히 희생하지 않는 이기주의자로 몰아부치고 있다.
제비뽑기 정도의 기회도 없는 일방적인 선별을 통해서.

마르마토에서는
불법이지만 밀어부치겠다는 선진국 대기업의 대리인에 맞서며 시작된 싸움이었다.
콜롬비아에선 그나마 외국자본이라는 근거로
생존과 애국을 함께 묶어 호소할 수 있었지만
한국처럼 한 나라안에 없는 게 없어서
쫓겨나는 사람이나 내치는 자본이 같은 국적일때라면,
그 내쫓김은
당신들은 이등국민이라는 선언같은
존재의 가치마저 부정당하는 서글픔이었겠구나...짐작하게 해준다.

하지만 우리가 후진국 취급하는 콜롬비아에서도
공권력이 투입되는데 6년이 걸렸고
그 전에 두 번의 법 개정이 있었다.
빨리 달려간 시간과 거리는
언제나 우리에겐 더 길게 돌아갈 수 밖에 없는 미래가 되고 있는 것만 같다.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살아남음으로 승리를 기록해가는 마르마타의 사람들-멋졌다.
정치적 죽음이 만연한 나라에서는 자본에 의한 죽음이 덜하기 마련인데
이 두 가지 모두가
보기에는 덜 잔인해보여도 실은 별 다를 거 없이 계속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도
한번쯤은 있었으면 좋겠는 생존동화.
6년간 기록한 감독도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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