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괴물|2006






말아톤에서
전형적으로 기대하던 감동모드 사이사이 예기치 않은 디테일의 리듬으로 놀랐던 만큼이나,
블록버스터의 대명사 같은 괴물의 거대한 이름 사이사이
자로 잰듯 그려지는 사람 냄새가 놀랍다.
말로 하면 선 하나로 느껴졌을 것들이
꼼꼼한 편집과 밑그림 위에서 군데군데 허를 찌르며 주는 재미도 그렇고
-컨테이너로 도망가던 장면에서 보여준 쎈스부터 기대만발^^
헐리웃 오락영화들이 본전 뽑자고 가차없이 밀어내던 블록버스터 아웃사이더 출신들이
과감하게 가운데로 뛰어들고 있는데도 오락에는 별 지장 없다.
실체가 없는 것에 대한 선동과
느낌표는 찍지 않되 분노를 그대로 전달하는 비판적인 시각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
아기자기한 블록버스터.
강우석과 김희재는 손 꼭 잡고 유머감각에 대한 나머지 공부를 좀 해야할 것 같다.

2시간의 러닝타임까지 딱딱 맞춰가며,
특히 개인주인자인 내가 유심히 지켜보던 그 가족이기주의까지도 사뿐히 넘어주시는
센스있는 결말이라니, 봉준호, 이 치밀한 인간.
더 커서 뭐가 될까, 이 사람은.
이런 쌈빡한 오락영화가 어지간히 엉성한 헐리웃 영화만큼의 수입을
절대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도 자유경쟁의 결과라고는 못 우길텐데.
스크린쿼터축소를 밀어부친 인간들, 뼈저리게 반성해라.
살인의 추억과 플란더스의 개에 이은 넘버쓰리이긴 하지만
-보고 또 보며 혼자만의 은밀한 재미가 새롭게 등장하는 전작들에 비해
괴물은 직접화법을 적극적으로 구사하고 있어서,
한 번 보고 만족스러운 한 방짜리 오락영화로서의 체력을 과시한다-
아무튼 기다림은 충분히 보상해주는 봉준호 종합선물세트.
큰 강인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다양한 공간들이 있는지 몰랐다, 한강변.
괴물한강투어가 조만간 등장하지 않을까^^

[괴물 빅쓰리] 
납치소녀의 모자라는 아버지의 또 다른 아버지, 변희봉-그저 멋있을 뿐.
마지막 한국적인 손짓의 강렬한 포스.
당췌 연예인 사이즈도 아닐 것 같은 이 평범해 보이는 얼굴 속의 카리스마라니...
시고니 위버에 뒤지지 않는 한국의 여중생, 고아성-지켜보리다!
저 큰 눈 속의 눈물에 빠지고 말게 한 배두나-이뻐지기까지~
 괴물의 연기도 꽤 좋았지만 사진이 없네...
PS. 영화가 끝나고 어떤 사람들이 만들었을까 궁금해서 크레딧을 보다가
발견한 대박-괴물 Voice 오달수~ 그런 줄 알았으면 대사도 좀 신경써서 들을 걸 그랬다^^
PS2. 엄청난 까메오의 등장이 적재적소이긴 했지만
다음 영화에서는 배우가 앞서는 캐릭터가 아닌
캐릭터를 위한 배우들을 좀 더 발굴하셔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박해일과 송강호에 대한 불타는 사랑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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