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잘 쓰는 소설가라는 말에 샀다가 첫장에서 허걱하며 덮었던 책을 다시 꺼냈다.
사전 없이는 한 장도 못 넘길 것 같은 책이었는데 그래도 한국사람이라고 대충 감으로 찍으며 읽다보니 다행이 말귀를 못 알아들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저 숨겨진 말을 찾아 빈칸을 채우기만 한 것이 아니라 꼭꼭씹어 키운듯 어우러지는 우리말의 자태는 푸근하고, 웃기고, 반가웠다.
유행에 한참 지난 것 같은 사람들의 얘기가 가득한 그의 단편 소설집.
사람사는 모양에 유행이 어딨다고 언젠가부터 사라진 소설속의 주인공들이 그의 소설에는 많이 살아 나온다. 내 자리가 그가 서서 바라본 자리와 꼭 같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이런 얘기를 아직 하고 있다면 좋을텐데.
그의 얘기마저 10년 전에 멈추었으므로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지속의 소설가를 닮은 그의 외모도 특이하게 기억될 것 같다.
[목차]
1. 쥐잡기
2. 키작은 쑥부쟁이
3. 수습 일기
4. 열린 사회와 그 적들
5. 적리
6. 춘하 돌아오다
7. 그리운 동방
8. 사랑니 앓기
9. 용두각을 찾아서
10. 처용단장
11. 임존성 가는 길
12. 가을옷을 위한 랩소디
13. 고아떤 뺑덕어멈
14. 지하생활자들
15. 혁명기념일
16. 파애
17. 개흘레꾼
18. 쌍가매
::쓰는법/도떼기시장,한딱가리,밤봇짐,입때껏,욱여넣다,함바집,~서껀,도라무깡,턱주가리,부주,퇴박,아쌀한
::이쁜말/살름살름,오막오막,차란차란
::사전찾기/너울가지,어섯눈,우두망찰,남상지르다,흑치상지,불목하니,톺아주다,어마지두
::널리씁시다/끌탕,사추리,더께,아퀴,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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