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킹콩|King Kong|2005

사진 잘받네, 킹콩?



 
희안한 영화.
재미있게 얘기하려면 그렇게 할 수도 있고 재미없게 얘기하려고 생각하면 그것도 가능하다.
그냥 일어난 일을 얘기하자면 3시간동안 시계를 한 6번은 봤고, 킹콩은 1시간 20분이 경과한 시점에서야 등장한다.
 
잘못된 리더 하나 때문에 결국 피보는 것은 서민들(!)이라는 잔인한 현실속에서
인간들의 탐욕과 위선을 비웃으시되 
단순한 일벌백계로 마무리 하지 않으면서 비현실성을 타파하신 것도 좋고,
살아남기 위해 원숭이(미안하다, 킹콩--;;)앞에서 재주까지 부리는 역동적인 여성캐릭터도 좋고,
여느 전쟁영웅 못지 않게 목숨 바쳐 싸우고-그러니까 손만 대면 다 이기는 괴물이 아니라 힘들게 싸워서 이겨야 하는 동물세계의 구성원이다-, 분노로 괴력까지 발산하는 똑똑하고 `남자다운` 킹콩,
타이타닉과 가위손의 러브씬까지 묘하게 바꿔 놓으면서 완성시킨 사랑얘기들도 좋고,
결국 탐욕은 재앙을 부른다는 교훈에
눈물이 주루룩 나도록 슬픈 킹콩의 사랑으로 마침표를 찍은 것도 좋긴 한데...
지루하다--;;
내쳐 달리기만 하는 블럭버스터 영화에 감정을 입히고 사람들을 살아있게 만드는 일은
정녕 시간을 왕창 늘리지 않고서는 불가능 하단 말인가...
 
영화를 보면서 뭔가 이상한데 잘 알 수 없었던 것들이 뭘까 생각해보니
앤의 비범함에 원인이 있었던 것 같다.
남녀를 불문하고 맞아 죽거나 떨어져 죽거나 잡아먹히기도 전에 심장마비로 죽었을 것 같은데 살아남은 그녀-어차피 살아야 영화가 되는 거면 좀 살살다뤄주든가...,
맘에 드는 여자에게 퉁명스러운 킹콩에게 앙탈도 부리는 걸 봤을 때 이미 그녀는 킹콩을 남자로 인정해주었던 것 같으니 정말 특이한 여자다.
 

아, 앤에게 한마디.

지적인이고 착한, 노력하는 배우이자 진심을 느낄 줄도 아는 아름답고 사랑스런 앤 양.

그런 당신의 짧은 애도시간에는 좀 많이 불만이오, 아무리 사랑은 새 사랑으로 잊는다지만.
 
뜬금없이 영화를 보고 나서 요즘 나의 개미살상 행위에 대해 좀 반성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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