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56 산티아고 Santiago

처음으로 에어비앤비로 예약을 해봤는데 
하필 직장 다니는 집주인의 집을 아침에 예약하는 바람에 
퇴근시간까지 기다려야 했다--;;
(미리 예약하면 수위실에 열쇠를 맡겨둔다고)
중간에 비까지 와서 관광은 집어치우고 
남은 날짜 여행계획을 정리하다보니 의외로 시간은 빨리 갔고
물가 비싸다는 이스터 섬에서 먹을 걸 사고 나니 한밤중.
숙소는 사진과 똑같았지만 
거실에 놓인 침대였고 화장실은 주인방에 있어서 
돈 내는 카우치 서핑 같은 분위기.
대신 교통편에 빠삭한 주인 덕에 공항버스 정보를 자세히 들었다.
푼타 아레나스 가는 길에, 발파라이소 가는 길에 들르기만 했던 산티아고의 첫 숙박이지만
역시나 아무 것도 본 거 없이 또 어딜 간다. 

아르메스 광장

Day 155 발파라이소 Valparaiso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서 오후에 있는 걷기투어를 할까말까 망설이다가 
오늘은 그냥 혼자의 날로 결정.

카페 비닐로 Cafe Vinilo
뭔가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맛이다.
칠레요리 교실까지 한다는 식당인데 요리사는 이탈리아어를 하는 것 같았다^^.

여기저기 이쁜 그림 이쁜 건물색이 아무데서나 불쑥 나타나는 동네 발파라이소.
돌아다니며 사진찍다가 걷기투어 무리를 여럿 마주쳤다.
꼬불꼬불 길이 좀 헷갈리지만,
그리고 누군가는 조심해야되는 곳이라고 얘기했던 게 어렴풋이 기억났지만,
그냥 조용한 예쁜 그림같은 마을.


언덕배기 숙소는 찾기 어려웠지만 대중교통으로 올 수 있고 깔끔해서 좋았다. 
젊은 프랑스 애기아빠가 운영하는데
이 집 세 살 짜리가 아무 것도 붙잡지 않고 걸어서 계단 내려가는게 새삼 신기해보이던.



Day 154 멘도사, 산티아고, 발파라이소 Mendoza-Santiago-Valparaiso

다시 칠레.
이쁘니까 눈뜨고 보라던 멘도사-산티아고의 길을 반쯤 졸았다.


아타카마 생각에 국경넘기가 오래 걸릴까 걱정했는데
금방 끝났다. 
재미있던 건 어떤 아저씨의 반도네온이 수색에 걸렸는데 
아저씨가 가방 푼 김에 국경사무실에서 멋진 한 곡조를 뽑으셨다.
마지막 국경넘기의 인상적인 장면^^ 


갑자기 마음이 바뀌어 발파라이소를 가기로 하는 바람에 
터미널에 짐을 맡기고 산티아고 한인회관에 투표하러 갔다 왔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휑한 거리였는데
낯익은 한국식품들을 써놓은 간판을 보니 몇십년 전 한국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산티아고는 항상 어딜 가는 길에 잠깐 벌써 두번째.
푼타아레나스 가던 길에는 공항에서 잠깐,
발파라이소 가는 길에는 터미널에 잠깐.
 
같은 회사인데도 밤버스에서 준 아침은 전부 달달한 과자나 빵이라 별로 였는데,
아침버스에서 준 아침은 훌륭하게도 샌드위치였다.
국경같은데서는 맛없을 것 같은데 의외로 그렇지 않았던 칠레 국경 엠파나다도 훌륭.
이렇게 깨나 주섬주섬 먹었는데도 너무 배가 고파서  
발파라이소 터미널과 부두 근처의 문 연 식당에서 해물스프를 사먹었다.
낮부터 와인을 피처로 마시고 있는 아저씨들이 드글드글한데
한국으로 보내는 생선을 잡는 아저씨 한 분이 반갑게 인사를 하신다. 
진짜 놀라운 가격-2400페소에 홍합과 쌀, 야채가 들어있는 스프와 와인이라니.
 아리카의 세비체 이후 두번째 가격감동이구나...

언덕에 있다는 숙소는 숙소 주인이 워낙 설명 잘해서 메일을 보내줬는데
시키는대로 타려던 콜렉티보는 자리가 없어서 번번히 놓쳤고
구글에서 찾은 버스를 탄 것 까지 좋았는데 
남미에서는 평범한 친절한 아저씨 둘이서 
다른 버스를 직접 잡아 태워주시기 까지 하며
나의 숙소가 아닌 자기들이 알고 있는 언덕 위의 예쁜 호텔 위에 내려두고 가심--;;
다행이 또 다른, 평범하게 친절한 행인이 
또 다른 평범한 행인들에게 물어가며 가르쳐준 덕에 
해가 완전 지기 전 숙소에 도착했다.
전기줄이 시야를 좀 가리긴 하지만 발파라이소 항구가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
약간은 방치된 게 더 잘 어울리는 정원.
일요일인데도 맥주가게를 인근에 둔 훌륭한 위치.
가정식 실내장식과 약간 낯은 가리지만 얼굴에 장난이 잔뜩 묻은 세살배기 아들내미.
이틀이 좀 아쉽다.

Day 153 코르도바 보충투어 Walking Tour2, Cordoba

오늘은 말비나스 섬의 날-우리나라의 독도의 날 같은 날이다.
물론 독도는 빼앗긴 섬은 아니지만.
오늘이 무섭다던 영국 커플은 아르헨티나를 잘 탈출하셨나 모르겠네 ㅋㅋ
걱정과 달리 박물관들은 다 문을 열어서 
비가 오다 말다 하는 코르도바 신시가지의 박물관들을 구경했다. 


Museo Emilio Caraffa
현대미술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전시작품 보다는 건물이 구석구석 멋있었던.

Museo Palacio Dionisi
카라파-디오니시-페레이라 세 군데 박물관을 묶은 20페소짜리 티켓을 산 김에 방문.
생긴지 얼마안되는 이곳은 시각예술 중심의 전시를 할 거라는데 지금은 카라파 미술관에서 가져온 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역시 전시작품은 얼마 안되지만 오래된 집을 개조한 곳이라 안이 예쁘다.

Museo Palacio Ferreyra
19세기 전후의 그림들을 볼 수 있는 미술관이고 디오니시보다 규모가 크고 전시품도 많다. 
정말 성 규모의 이쁜 건물.

El Paseo Buen Pastor
전시도 하고 공연도 하고 쇼핑도 한다는 이 곳. 예술적인 공원같은 느낌이랄까.
정원의 설치가 예쁘고 신경쓴 분수대도 이쁘다.

Inglesia de los Capuchinos
어제보고 다시보는 예쁜 교회.

Inglesia de la Compania de Jesus
어제보고 다시보는 이쁜 교회 2.

Paseo de las Artes, Muy Guemes
괴메스를 찾아 가던 길에 공예품 거리 시장을 발견했다.
이런 거리는 남미에서 보기 흔한^^ 장소이긴 하지만
코르도바는 진짜 수공예품의 비중이 꽤 높아서
더 개성있고 더 알록달록한 보는 재미가 있다. 
그렇게 사람들에 쓸려 돌아다니다 간이 공연장을 발견했다.
두 젊은이의 코미디 공연이었는데
내용은 못 알아들었지만 
관객들과 호흡이 좋았다.
저글링을 하고 재주도 넘고 몸개그도 뒤섞인 
약간 아날로그 분위기의 코미디.
그런 공연을 지금 여기서 하고 있는 이 청년들의 꿈이 궁금하다. 

지나다 이쁘고 작은 기념품 가게에서 그동안 망설이던 마테컵을 샀다. 
마테, 여기 있는 동안은 별로 마시지도 않았는데 막상 떠나려니 
기념품으로 이만한 게 없는 것 같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생각이 날때마다 한 잔 씩 해야지.

오늘이 아르헨티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섭섭하다.
이쁜 것 많이 보고 맛있는 것 많이 먹고 즐겁게 떠나요.
다들 고마웠어요!

Day 152 코르도바 워킹투어, Walking Tour, Cordoba

남미에서 처음 생긴 대학이 있어서 붙여졌다는 코르도바 시의 별명이 라 독타 La Docta인데
그 별명을 그대로 붙인 이름의 워킹투어.
숙소에 짐 풀자마자 쫓아나갔는데, 헐...오늘이 1일 이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1일은 모처럼 공연 리허설 무료공개가 있는 날짜인데 헷갈려서 이 좋은 기회를 날림...
발랄함으로 무장한 코르도바 처자는 나름 열심히 사진과 춤을 준비해왔지만 
워킹투어는 살타에서와는 달리 박물관 이름표 읽어주는 것 같아서 실망이었다.
여러 사람이 진행하는 워킹투어는 정말 가이드에 따라 천차만별인 듯.
여러 곳을 지나갔지만 제대로 기억나는데가 없다--;;

   무려 레코드를 파는 서점-한 장에 무려 5만원...
    색이 예쁜 카푸친 교회

워킹 투어 일행들과 점심을 먹다가 억세게 운이 좋은 홍콩 청년의 
카메라 되찾은 얘기를 들었다. 
잃어버린 걸 주운 사람과 우연히 만나게 되다니, 나는 명함도 못 내밀 수준. 


낮 리허설을 놓쳐서 저녁 공연이라도 보려고 했는데 
아까 지날 땐 매표소가 닫혀있더니 공연 시작 두시간 전에 가보니 내일 표부터 팔고 있다. 
설마 쇼스타코비치 10번 교향곡이 매진인 걸까...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쨌는 나는 못 들어감--;
공연보다는 공연장 냄새가 그리워서 가려던 건데 아무튼 내 인연은 아니구나.
그냥 일찍 숙소에 와서 코르도바 맥주로 마무리. 

Day 151 카파야테 Cafayate

기대했던 총천연색 바위들은 또 사진을 못 찍었지만
이쁜 바위동네 구경.
걱정하지 말라며 느긋한 아르헨티나의 매력이 되살아난다^^
와인 아이스크림이 카파야테 별미라고 했는데 그냥 와인 샤베트 같은 맛.
그리고 라오스 출신의 슬리퍼가 오늘 드디어 사망....
안녕, 스마일리.

    와인투어
   '암당나귀를 덛어차'라는 독특한 이름의 벨기에 식 이 동네 맥주
    오가던 풍경




Day 150 워킹투어, 고고학박물관, 페냐음악 Walking Tour, Museo deArqueologia de Altas Montañas, Peña

살타의 동쪽을 돌아보는 워킹투어는 공교롭게도 어제 내가 돌아다니다 우연히 발견한 곳들을 다시 찾아가는데
같은 곳이지만 뭔가를 더 얻어들으며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 동네 영웅은 괴메스 장군.
서른 다섯에 스페인군의 매복암살당했지만 마지막 닷새 동안 뜻을 굽히지 않아
살타와 아르헨티나의 독립을 지켜냈다고 한다. 
샌 프란시스코 교회에 있는 두 개의 종은 
벨그라노와 괴메스가 대포를 녹여 만든 것이라고.



고고학박물관 Museo de Arqueologia de Altas Montañas
안데스산맥의 산을 등반해서 발굴하는 또 다른 고고학의 세계.
발굴과정의 비디오가 흥미진진한, 네 사람의 미이라가 있는 곳이다.
이쁜 아이들을 골라 영혼의 결혼식을 시키고 치자를 먹여 재운 뒤 산 채로 묻었다는 끔찍한 얘기는 새로울 것 없지만
500년 전에 묻힌 그 아이들이 이렇게 현실로 나타나 말로만 전해지던 전설을 실증하는 것은 
강렬한 충격이다.  
눈을 반쯤 뜨고 있었다는 사내아이. 
번개에 얼굴을 다치기까지 한 여자아이.
그리고 같이 묻힌 열 다섯살 짜리 하녀.
돌아가며 전시되는 이 미라들 중 내가 본 건 사내아이였다. 
500년 동안 진흙처럼 변해버린 피부를 보면 
사람이 흙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그대로 실감난다. 

몰리노의 집 Casona de Molino
페냐라는 전통음악을 얘기하면 이구동성 추천하는 곳. 
화려한 쇼는 없지만 
돌 던지면 맞는 사람 셋 중 하나가 가수라는 살타에서 
원하는 누구나 악기를 들고 찾아와 노래하고 연주할 수 있는 곳이다.
읍내에서 떨어져 있어서 택시를 타고 가야하지만
음악과 더불어 괜찮은 살타 음식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오랜 만에 생긴 일행과 같이 한 저녁.
이 동네 별미라는 로크로Locro와 아르헨티나 최고라는 엠파나다.
로크로는 꼬리곰탕에 야채와 감자를 넣고 끓인 걸쭉한 스튜였고, 엠파나다는 칠리 소스와 같이 나왔는데
음식은 모두 맛있었다.  



이틀 동안 담배친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