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코|Psycho|1960

 꺄~~~~악~~~!
꺄~~~~악~~~!

그렇게 피해다녔음에도 몇 번은 볼 수 밖에 없었을 정도로 유명한 샤워장면.
그걸 알고 있어서 히치콕의 서스펜스 정의에 딱 맞는 상황이 벌어졌다.
언제 샤워장면이 나오나 조마조마하다가
주인공이 걸어들어가는 순간의 공포.
그 조마조마함은 영화는 보는 내내 이어진다.
살인장면이 영화 '괴물'속의 헤드폰 여자처럼 느닷없이 등장하는 바람에
영화를 보는내내 '일어날 수 없는 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계속 불안하게 영화를 보게 된다.
처음부터 범인을 보여주는 것 같았던 것도 공포감을 더한다.
이것 역시 소설 원작이라는데
히치콕은 참 잘도 고른다, 이런 소설들...

며칠 전 MIT 신경학 분야의 한 일본출신이 교수가 기억을 조작해서
하지 않은 것을 한 것으로 기억하도록 조작하는 실험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이 연구가 다중인격을 설명할 수도 있지 않을까?
대단한 발견이긴 해도 대체 이런 무서운 실험을 왜 할까 싶은데
일단 연구자가 밝힌 연구 목적은 기억을 상실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고,
쥐실험까지 끝냈지만 어쨌거나 윤리문제로 인간에게는 적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한다.
전성기의 히치콕이 돌아온다면 넘쳐나는 소재들로 창작욕을 불태웠을 것 같은 느낌.

아리조나의 피닉스 평화로운 전경에서 시작해
경찰서의 작은 방에 앉은 주인공의 클로즈업으로 끝난 대비.
드디어 분열을 이기고 통합된 하나의 인격, 그러나 베이츠 부인의 부활이 아니라
노먼이 상상한 베이츠 부인의 완성이다.
시작부분 들고 찍는 카메라처럼 시내를 불안하게 줌인하던 카메라가 특이했다.
명불허전이라지.
다들 이래서 그랬나보다 싶다.

***무서울 것 같아서 일부러 오전에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헉...머리를 쪼는 것 같은 어마어마한 매미 소리.
대충 안다, 보통 가까워서는 이런 소리가 안난다는 것을.
혹시나 봤다가 에어컨 실외기 호스에 앉아 있는 매미 발견.
처음엔 실외기 내리치는 정도로 겁만 좀 줘도 조용히 하더니
나중엔 세탁볼을 던져도 무시.
결국 청소막대기로 밀어냈지만,
그 거대한 매미와 엄청 큰 매미소리가 어우러져
아침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공포 분위기였다.
이제 사이코를 생각하면 매미의 공포가 같이 생각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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