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 투 잉글랜드|The Trip|2010


푸하하하...
내가 이 사람들의 만담에 이렇게나 웃을 수 있었다니.
거의 대부분의 대사는 다른 영국배우들의 성대모사였지만
마지막으로 가면서
시가 되기도 하고 자신의 심정을 얹기도 하면서
훈훈쓸쓸해진다.

영국 북부 맛집여행이었는데
처음엔
황량함에 초록색을 씌워 상상을 하며
저 곳을 절대 여름이 아닐 때 가면 안되겠다 했지만
보면 볼수록
이런 계절에 가야
을씨년스러운 잉글랜드의 맛을 제대로 보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어마어마한 맛집들은 별로 입맛돋지 않아서 패스.
가장 인상 깊은 혹평은 다양한 색깔의 새똥ㅋㅋ

이에 뭐가 많이 끼는 것도 노화현상이란 걸 처음 알았다.
잇몸이 주저앉아서 사이가 더 벌어지기 때문이라나.
역시 노화란 몸의 구석구석 놓치지 않는군.

맛집과 함께 연애감성도 따라다니는데
그 나이에 여자와의 키스를 상상하냐며 비웃다가
밤만되면 아내와 음란꽁냥을 시도하는 브라이든은 웃기고
제대로 기억도 못하는 남자와 또 한번의 원나잇을 마다않는 사진작가는 신기했었다.
-혹시 이 분은 부담없음에 목숨거는 화통한 처자일지도.

성대모사에 가창력 승부에 배우임을 만끽하는 표현력 출중한 의사소통이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쉴새 없이 떠들며 여행한다면 엄청 피곤할 것 같다.
구경하기 재밌긴 해도.
이래서 속편까지 만들어졌나보다 싶다. 
약간은 주책맞기도 약간은 앙증맞기도 한 절친들의 여행.

내가 뽑은 영화의 폭소 포인트: 브라이든의 가상 장례식에서 고별사를 하는 스티브 쿠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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